제20대 국회 박찬대·신보라·여영국 의원 발의 법안 폐기
강민정 의원, 조사 대상에 고위공직자에 의대교수까지 포함
과연 의과대학 교수 등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학입학 전형과정에서의 특혜의혹 전수조사 추진이 현실로 이어질까.
국회 교육위원회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던 사회적 고위층의 자녀 입시편법 의혹을 들춰볼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또 다시 불이 붙었다.
최근 보건복지부 정호영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입시 특혜의혹의 후폭풍으로 해당 법안이 발의되면서 이번에는 국회를 통과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자녀에서 의대교수로 확대
지난 2019년. 제20대 국회에서 김수민(국민의힘)의원을 비롯해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신보라(당시 자유한국당), 여영국(정의당) 의원은 각각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입 전형 전수조사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동기간에 4건의 법안이 발의된 것. 그만큼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던 법안이지만 제20대 국회 임기만료와 동시에 폐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당시만해도 4건의 법안에는 의과대학 교수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강민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국회의원과 더불어 의과대학 교수 등 대학교수를 포함시켰다.
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법안명은 '국회의원, 대학교수 및 고위공직자 자녀의 의과대학 등 입학전형 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
일단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국회의원, 대학교수(의과대학 등에 한함)와 고위공직자 자녀의 의과대학 등 입학전형과정 및 입학 부정행위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다.
해당 법안에서는 조사 대상을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약학대학,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으로 한정했다.
위원회 조사 기간은 1년간이며 조사를 종료한 후 3개월 이내에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보고하고,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하도록 했다.
3년전 법안 어떤 내용 담겼나?
당시 가장 먼저 법안의 발의한 김수민 의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특혜 의혹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 법안의 대표발의 했다.
이어 박찬대 의원은 국회의원 자녀를 대상으로 대입 전형과정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법안에 담았다. 이와 더불어 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데 있어 폭행 또는 협박하거나 위계로써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여기에 정당한 사유없이 조사를 거부 및 기피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려는 자에게 불이익을 가한 자에 대해서도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녹여냈다.
이후 이어진 신보라 의원의 법안 또한 마찬가지다. 신 의원은 국회의원 이외에도 고위공직자 자녀까지 대상을 확대했지만, 그 이외 입시전형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은 동일하다.
또 정당한 사유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을 부과, 위원회의 조사에 힘을 싣었다.
여영국 의원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자녀 중 2009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10년간 4년제 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있는 자녀의 대학입학과정을 전수조사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강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3년전 발의된 법안과의 차이점은 조사 대상의 범위. 앞서 법안은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만 언급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학교수를 포함시켰다.
이와 더불어 앞서는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설정해 광범위했지만 이번 강 의원의 법안에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약학대학, 의학·치의학·한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을 집중적으로 타깃해 추진할 예정이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앞서 20대 국회에서 임기만료 폐기된 바 있어 이번에도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회 정통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 지난 2019년 당시와는 사회적 관심이 또 달라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인사청문회마다 자녀 입시 비리가 단골 소재로 올라갈 정도이니 한번쯤 털고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부모찬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일부 있긴하다"면서 "특히 젊은의사들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사례를 철폐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