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의약학술팀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감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합병(M&A)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에서 언급된 한 전문가의 말이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투자 호황을 맞이했던 바이오 업계가 자생력을 확보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M&A가 활성화 돼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국내 IPO 시장 상황이 있다. 지난 해 하반기를 시점으로 IPO를 시도한 기업의 성과가 기대를 밑돌고 있고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 중이다.
즉, 국내 투자의 주요 자금회수 출구 중 하나인 IPO의 허들이 높아지고 있는 셈. 여기에 미국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바이오업계는 투자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상태다.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국내와 마찬가지로 IPO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M&A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내 바이오기업이 나아가기 위한 방향으로 M&A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만나는 바이오사의 대표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이다. 문제는 M&A가 한 회사의 의지만 가지고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M&A는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필수불가결적으로 구매자가 필요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나 대형 제약사의 규모를 봤을 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오사가 M&A를 말뿐이 아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니콘경제연구원 유효상 원장은 한 세션 발표에서 "국내는 IPO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IPO에 성공하는 기업은 극소수로 IPO일변도가 아닌 M&A 활성화하기 위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업도 IPO를 하다가 안 되면 M&A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는 길이 다른 만큼 굉장한 착각이다"고 말했다.
즉, M&A가 IPO에 실패에 대응하는 다음 전략이 된다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시각. M&A도 기술력만을 앞세운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고유의 기술력이나 맨파워와 같은 평가기준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바이오기업이 IPO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렇게 기업가치가 높아질 경우 M&A를 진행하기에는 소위 덩치가 커져 거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IPO와 M&A를 다르게 구분해야 되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바이오기업의 입장과 전문가의 말을 종합해보면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기업의 노력과 함께 M&A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법률적 장치, 회사 경영권의 이사회 중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바이오산업이 성장하는 시점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M&A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렇다면 이젠 "M&A를 해야 한다"보다 "무엇부터 해결해야하나"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