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성 뇌손상 회복 가능성 제시 "치료용 나노입자 개발"

발행날짜: 2022-09-16 11:19:35
  • 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팀, 동물실험 통해 손상세포 개선 '입증'
    CX201 활성산소 제거·염증 효과 확인 "후보 물질 개발 가치 높아"

국내 의료진이 외상성 뇌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개발해 임상 적용 가능성에 한발 다가섰다.

왼쪽부터 이승훈 교수, 강동완 전임의.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팀(강동완 전임의)은 16일 독자 개발한 세리아 나노자임 기반의 'CX201'을 외상성 뇌손상 동물모델에 투여해 이차 뇌손상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부 외상 이후의 뇌손상은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신경 손상인 일차성 손상과 그 이후의 세포독성, 산화스트레스, 염증반응 등에 의한 이차성 손상으로 나뉜다.

외상성 뇌 손상 치료 분야는 수술 외 지혈이나 뇌압 관리와 같은 보존적인 치료뿐이며 손상 기전을 직접 목표로 한 치료제는 아직 승인된 바 없다.

특히 이차성 손상 기전 중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스트레스(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는 염증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손상 직후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감소시키면 염증 반응 및 추가적인 뇌손상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강력한 활성산소 제거 효과로 뇌손상을 줄이는 초소형 산화세륨 나노입자인 'CX201'을 개발했다. 폴리머 코팅 기술이 적용된 이 입자는 생체 투여가 가능하도록 독성 용매가 없는 수용액 상태에서 합성됐다.

CX201은 수용액 상에서 직경 약 6.49㎚의 잘 분산된 상태로 존재한다.

연구팀은 뇌손상을 유발한 쥐를 대상으로 CX201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투여군과 대조군(생리식염수 투여군)으로 나눠 실제 임상시험을 모사한 이중 눈가림 동물 연구 실험을 진행했다.

분석결과, 투여 후 3일차부터 CX201 투여군의 신경학적 중등도 점수(mNSS)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아지기 시작했고 14일차까지 낮은 점수가 유지됐다.

투여군은 자세, 걷기, 균형 등의 운동 기능과 관련된 점수에서 대조군에 비해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이승훈 교수팀의 CX201 모식도 및 실험 디자인.

이러한 결과는 CX201의 정맥 투여가 뇌 손상을 유발한 동물 모델의 신경학적 회복 속도를 높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행동신경학적 회복 속도와 함께 CX201의 뇌 조직 염증 억제 및 활성 산소 제거 효과도 함께 확인했다.

CX201 투여군은 병변 주변부에서 대식세포, 미세아교세포, 호중구와 같은 염증 세포의 침윤과 신경세포 사멸이 대조군에 비해 확연히 감소했다.

외상성 뇌손상 유도 후 72시간 후 산화스트레스의 지표인 말론디알데히드(MDA) 수치가 CX201 투여군에서 감소한 것이 나타났다.

이는 CX201이 손상된 뇌조직에서 직접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염증 반응 및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승훈 교수는 "세리아 나노자임은 지주막하출혈, 뇌경색, 뇌출혈, 패혈증 등 중증 급성 염증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보여왔다"면서 "외상성 뇌손상 분야에서도 세리아 나노자임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외상성 뇌 손상이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인 만큼 CX201이 향후 후보 약물로 개발될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메디슨'(Nanomedicine: Nanotechnology Biology and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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