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학회 고성범 부회장, 국내 환자 선택권 문제 지적
"급성기 뇌졸중 중심의 재활 치료 퇴행성 질환도 배려해야"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파킨슨병 유병률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도 없이 환자들이 방황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나마 쓸 수 있던 오리지털 치료제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철수해 버린 상태에서 재활 치료도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 손상 등 급성기 중심으로 운영되는 탓에 파킨슨병 환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고성범 부회장(고대구로병원)은 파킨슨병의 치료 전략을 묻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그보다 앞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말을 꺼내놓았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료에는 레보도파 계열인 마도파, 시네메트 등에 도파민 길항제들을 병용하는 처방 전략을 활용해왔다.
여기에 리사길린 제제를 추가로 사용해 레보도파 계열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주된 치료 방법.
하지만 이처럼 주요 약제로 활용되는 레보도파 계열의 약물들이 국내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면서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0년간 국내 파긴슨병 치료를 담당하던 레보도파 계열 오리지널 약물인 한국로슈 마도파는 명인제약 명도파 등 제네릭들의 출시로 국내 시장에서 이미 철수한 상태다.
또 다른 레보도파 계열인 MSD의 시네메트도 사실상 국내에서 공급이 중단되기는 마찬가지.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주요 약제를 제네릭으로만 처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성범 부회장은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파킨슨병은 약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같은 오리지널들의 철수는 환자의 약물 선택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명인제약 등에서 제네릭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분명하게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처방 선호도는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고 부회장은 "제네릭 생산은 당연한 결과인 만큼 이들 제약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레보도파 계열 약물 중 오리지널이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며 "이러한 부분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더구나 해외에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신약의 도입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학회에 따르면, 뉴프로 등 패치형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된 바 있지만 비급여 약물인 탓에 처방에 제한이 있는데다 듀오도파장내겔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은 미국 FDA 승인을 받고서도 고가 제제로 분류돼 국내 진입이 보류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파킨슨병 환자는 레보도파 계열 제네릭에 일부 보조 요법을 더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고 부회장은 "파킨슨병 환자는 산정특례 대상이다보니 고가의 약제라 하더라도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며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문제는 이해하지만 적절한 약가 설정으로 오리지널 치료제가 국내 공급이 끊기는 상황만은 막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보도파 보조 요법 시장의 경우 오리지널과 제네릭 시장이 동시에 형성돼 있지만 문제는 주요 약제의 국내 발전이 더디다는 것"이라며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 등을 시행하면서도 오리지널 약물의 국내 철수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급성기 중심 재활체계 개선돼야"
학회는 파킨슨병에 대한 재활 치료 급여화와 함께 전문적인 재활 프로그램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재활 치료 관련 수가 정책이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등 급성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관련 정책이 급성기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 부회장은 "급성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등에 정책적 지원이 쏠리다보니 파킨슨병 환자는 2년이 넘어가면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재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급여 정책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학회에서는 최근 전담 조직을 구성해 파킨슨병 재활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 '지지 요법'처럼 신경과에서도 30분 이상 치료 시간이 보장되는 수가 체계 마련도 보건복지부 등에 요구할 예정.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유전성 희귀난치질환인 탓에 한 번 치료할 때 적어도 30분 이상의 치료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 부회장이 몸담고 있는 구로병원에선 뇌신경센터에서 별도 외래 세션을 운영해 파킨슨병 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이다.
고 부회장은 "사실 매년 국가건강검진에 유전 검사를 포함시켜 파킨슨병 환자를 초기에 가려낼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정신건강의학과의 지지 요법처럼 신경과에서도 30분 이상 치료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수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나마 쓸 수 있던 오리지털 치료제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철수해 버린 상태에서 재활 치료도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 손상 등 급성기 중심으로 운영되는 탓에 파킨슨병 환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고성범 부회장(고대구로병원)은 파킨슨병의 치료 전략을 묻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그보다 앞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말을 꺼내놓았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료에는 레보도파 계열인 마도파, 시네메트 등에 도파민 길항제들을 병용하는 처방 전략을 활용해왔다.
여기에 리사길린 제제를 추가로 사용해 레보도파 계열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주된 치료 방법.
하지만 이처럼 주요 약제로 활용되는 레보도파 계열의 약물들이 국내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면서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0년간 국내 파긴슨병 치료를 담당하던 레보도파 계열 오리지널 약물인 한국로슈 마도파는 명인제약 명도파 등 제네릭들의 출시로 국내 시장에서 이미 철수한 상태다.
또 다른 레보도파 계열인 MSD의 시네메트도 사실상 국내에서 공급이 중단되기는 마찬가지.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주요 약제를 제네릭으로만 처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성범 부회장은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파킨슨병은 약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같은 오리지널들의 철수는 환자의 약물 선택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명인제약 등에서 제네릭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분명하게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처방 선호도는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고 부회장은 "제네릭 생산은 당연한 결과인 만큼 이들 제약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레보도파 계열 약물 중 오리지널이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며 "이러한 부분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더구나 해외에서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신약의 도입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학회에 따르면, 뉴프로 등 패치형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된 바 있지만 비급여 약물인 탓에 처방에 제한이 있는데다 듀오도파장내겔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은 미국 FDA 승인을 받고서도 고가 제제로 분류돼 국내 진입이 보류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파킨슨병 환자는 레보도파 계열 제네릭에 일부 보조 요법을 더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고 부회장은 "파킨슨병 환자는 산정특례 대상이다보니 고가의 약제라 하더라도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며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문제는 이해하지만 적절한 약가 설정으로 오리지널 치료제가 국내 공급이 끊기는 상황만은 막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보도파 보조 요법 시장의 경우 오리지널과 제네릭 시장이 동시에 형성돼 있지만 문제는 주요 약제의 국내 발전이 더디다는 것"이라며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 등을 시행하면서도 오리지널 약물의 국내 철수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급성기 중심 재활체계 개선돼야"
학회는 파킨슨병에 대한 재활 치료 급여화와 함께 전문적인 재활 프로그램 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의 재활 치료 관련 수가 정책이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등 급성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관련 정책이 급성기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 부회장은 "급성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등에 정책적 지원이 쏠리다보니 파킨슨병 환자는 2년이 넘어가면 건강보험 수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재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급여 정책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학회에서는 최근 전담 조직을 구성해 파킨슨병 재활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 '지지 요법'처럼 신경과에서도 30분 이상 치료 시간이 보장되는 수가 체계 마련도 보건복지부 등에 요구할 예정.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유전성 희귀난치질환인 탓에 한 번 치료할 때 적어도 30분 이상의 치료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 부회장이 몸담고 있는 구로병원에선 뇌신경센터에서 별도 외래 세션을 운영해 파킨슨병 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이다.
고 부회장은 "사실 매년 국가건강검진에 유전 검사를 포함시켜 파킨슨병 환자를 초기에 가려낼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정신건강의학과의 지지 요법처럼 신경과에서도 30분 이상 치료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수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