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가 자디앙에 승기 잡았다? 아직 평가 이르다"

발행날짜: 2022-09-22 05:30:00
  • 학회초대석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
    "박출률 60% 이상 상황 제한적…처방 영향 적을 것"

최근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22)에서 다파글리플로진(상품명 포시가)이 심박출량 보전 심부전(HFpEF)에 대한 효과를 증명하면서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앞서 효과를 증면한 엠파글리플로진은 박출률이 호전될 수록 혜택이 점차 줄어든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박출량과 무관하게 일정 효과를 나타내면서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후발주자 엠파글리플로진이 유일한 심혈관계 혜택으로 빠르게 격차를 줄인 상황이 이번 임상 결과로 재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임상 전문가들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을 만나 SGLT-2i의 성분별 실제 활용성에 DELIVER 임상 결과가 변별점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

강 회장은 "ESC 연례회의 개최 전부터 다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효과를 살핀 DELIVER 임상의 탑라인 결과가 공개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며 "HFpEF에 대한 효과 증명은 기대감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임상의로서 심혈관계 결과에서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이는 결과를 내놓길 바랬는데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며 "SGLT-2i 성분 별로 박출률에 따른 효과에 차이가 있었던 부분도 흥미롭게 봤다"고 밝혔다.

DELIVER 임상의 1차 평가 지표는 심혈관계 사망 또는 복합 심부전 악화 여부였다. 다파글리플로진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심부전 악화에서 위험도가 하락(HR 0.79)했으며 심혈관계 사망 역시 하락(HR 0.88)했다.

한편 이전 연구에서 박출률이 60% 이상인 환자는 엠파글리플로진 투약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다파글리플로진은 전체 박출률 구간에서 일관된 효과를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DELIVER 임상 결과를 근거로 제약사는 박출률 60% 이상 심부전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차별화 요소로 삼고 있다"며 "즉 쉽게 말해 전체 박출률 범위에서 일정 효과를 지닌다는 게 핵심 메세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실제 효과 차이를 보려면 면밀하게 두 임상을 비교해야 한다"며 "엠파글리플로진의 EMPEROR-Preserved 임상에선 박출률 60% 이상 전체적으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70~75% 구간에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구간을 합쳐 통계를 내는 과정에서 60% 이상은 효과가 없다는 쪽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학회 전문가들은 같은 계열 성분이고 하위 분석에서 나타난 차이기 때문에 다파글리플로진의 박출률 구간별 결과에 큰 의미 부여는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출률 구간별 효능 차이만으로는 학회의 구간별 성분 우선순위 부여와 같은 지침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환자군이 많지 않아 처방 패턴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강 회장은 "다파글리플로진을 모든 신부전 환자의 기본 치료제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SGLT-2 억제제 전체에 해당하는 계열 효과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처방 패턴에 영향을 미치려면 실제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병원을 찾는 심부전 환자 중에 박출률 60% 이상인 환자들은 드물고 예전에는 이를 정상 상태로 보기도 했다"며 "50에서 40까지 하락해야 질환의 심각성을 느끼고 찾아오기 때문에 처방에서 큰 변별점이 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박출률 60% 이상에서도 아밀로이드변성(아밀로이도시스)이나 비후성 심근증, 또는 심방 세동 등 위험인자 있는 경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위험인자 보유 환자들에는 다파글리플로진 투약이 의미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세부 유형 환자들도 많은 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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