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점검 증빙자료 제출 재등장에 한숨 깊어지는 개원가

발행날짜: 2022-09-28 05:30:00
  • "형식적인 규제 멈춰야" 의료현장 불만 속출
    대개협 김동석 회장 "제도 개선 없이 업무만 늘어"

개인정보 자율점검에 대한 개원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무와 상관없는 행정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점검 절차가 더욱 복잡해진 탓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개원가 개인정보 자율점검에서 사라졌던 증빙자료 첨부 절차가 다시 추가되면서 현장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정보 자율점검에 대한 개원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민 개인정보 보호 및 의료기관 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자율점검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작성 절차가 복잡하고 관련 인력이 부족한 개원가엔 오히려 규제로 작용한다는 불만이 계속되자, 심평원은 2016년 관련 항목을 줄이고 자료 제출 체계를 간소화했다. 특히 가장 불만이 컸던 증빙자료 첨부파일 등록 과정이 삭제됐다.

그러나 올해 점검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다음 절차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바뀌면서 불편이 커졌다는 불만이다.

이와 관련 한 지역의사회 회장은 "최근 회원들로부터 자율점검 절차가 복잡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인지 들은 바가 없는데, 현장 불편을 키웠다면 적어도 그 이유를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개원가에선 이 같은 조치가 최근 공직사회와 산업계에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라는 추측이 나온다. 일련의 사고들로 개인정보 보호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의료계도 덩달아 관련 조치가 강화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원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현장에 규제가 더해지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의료계의 잘못이 아닌데 관련 규제로 현장에 피해가 생기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며 "예전에 병·의원을 운영할 땐 이런 것들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따로 시간을 내서 이런 부수적인 업무를 처리해야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다른 개원의는 "이런저런 규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일관성도 없고 이를 통해 뭔가 개선되고 있다는 실감도 들지 않는다"며 "자율점검만 봐도 지난해에 없었던 증빙자료 제출 절차가 올해부터 생겼는데, 그렇다면 작년 내용은 문제가 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이 같은 형식적 규제가 오히려 의료서비스 질 관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개선 없이 행정업무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이번 자율점검은 약간의 불편이 늘어났을 뿐 큰 피해가 아니라고 생각될 수는 있다. 하지만 개원가에 이런 형식적인 규제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이 진짜 문제다"라며 "이 밖에도 의무교육이나 서류 보관 등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게 회원들의 불만이다. 이런 형식적인 것들을 다 없애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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