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타고 영양수액제 처방 경쟁 재점화…신포괄 확대 불안 요소

발행날짜: 2022-10-04 05:20:00
  • 전통 강호 JW중외 주도속 이노엔‧유한‧보령까지 시장 가세
    병상 증가 호재 속에서도 신포괄 등 확대 등에 '불안불안'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로 어두운 터널에 진입했던 종합 영양수액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면서 제약사들의 처방 경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코로나로 제한됐던 병의원 방문이 엔데믹 기조로 접근성이 좋아진데 따른 것. 동시에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연이어 수백 병상에 달하는 분원 건립을 추진 중에 있는 것도 장기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은 연이어 시장에 가세하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신포괄수가제 추진과 함께 영양수액제 관련 청구액 삭감 등이 매출 불안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병원 정상화 속 뜨거워진 영양수액제 시장

기본적으로 수액제는 기초수액제와 영양수액제로 구분된다. 기초수액제는 건강보험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 건강보험 급여로 원가를 보전하는 수준이지만, 영양수액제는 약가를 인정받아 다른 전문의약품과 비슷한 수준인 수익이 보장된다.

이 때문에 기초수액제보다는 영양수액제를 향한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의료기관 시장에 진입한 영양수액제들은 3챔버 형식으로 하나의 용기를 3개의 방으로 구분해 포도당‧지질‧아미노산 등 3가지 영양소를 간편하게 혼합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국내 영양수액제 시장은 지난해 약 15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시장 선두는 단연 '위너프' 시리즈를 앞세운 JW중외제약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너프 시리즈는 2020년 약 751억원 매출을 거둔데 이어 지난해 781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370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영양수액제 강자인 JW중외제약에 도전하는 이들의 성장도 눈여겨볼만 하다. 국내사로는 HK이노엔과 유한양행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영양수액제 점유율 늘리기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특히 HK이노엔의 경우 자사 영양수액제인 오마프원 시리즈의 매출 증가세가 확연하지 않지만 지난해 완공한 충북 오송 수액제 신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다시 한 번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9년 회사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3체임버 영양수액제 품목허가를 획득, 경쟁에 본격 가세하면서 제품 매출이 최근 들어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30억원 수준이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는 평가다.

여기에 보령은 2020년부터 박스터 영양수액제인 올리멜 시리즈 판매를 전담하며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시작점부터 판매를 전담함에 따라 제약업계의 불안감이 존재했지만,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을 성장시키며 박스터와 영업‧마케팅 계약을 갱신하며 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 입원환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연하게 영양수액제 시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양수액제를 생각하는 기본적인 입원환자 문화를 고려한다면 그렇지도 않기에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원환자 증가 예상 속 '신포괄' 불안요소?

이 가운데 영양수액제를 판매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최근 대형병원의 분원 건립 추진도 긍정적인 소식으로 평가할 만하다.

실제로 정부 수도권 제3기 신도시 조성과 맞물려 대학병원들의 건립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청라)을 필두로 길병원(위례), 중앙대병원(광명), 연세의료원(송도), 서울대병원(배곧)까지 분원 설립을 추진 혹은 개원하며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 분원 건립이 본격화됨에 따른 입원환자 증가가 예상되면서 영양수액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평원에 따르면, 전체 병상 수(의과, 치과, 한방 포함)는 2013년 63만 114병상에서 2018년 70만 7349병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병원별 개원 시기는 제각각이나 분명한 것은 수도권 지역에서 최소 7000~8000병상이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입원환자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제약사 '영양수액제'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

그러나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복지부와 심평원이 확대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 적용 과정에서 영양수액제가 '포괄'로 묶여 있다는 점은 장기적인 불안요소다.

신포괄수가제는 행위별 수가제와 포괄수가제의 혼합 형태로 2009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98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가제도다. 현재까지 567개 질병군을 대상으로 98개 기관 3만 6000병상에 적용되고 있다.

의료진의 행위는 물론 약제와 치료재료 모두를 포괄 항목과 비포괄 항목으로 구분해 포괄 항목은 포괄수가제에 묶어 지불하고 비포괄 항목은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

즉 신포괄수가제 참여 병원의 경우 해당 질병군에 대해선 영양수액제를 별도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 때에 따라선 제약사 영양수액제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 신동우 임상연구위원장(한림의대 외과)은 "신포괄수가제 상에서는 영양수액제는 포괄로 묶이면서 별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며 "삭감이 없지만 대신에 영양수액제 값을 별도 보상이 안 되기에 청구 자체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연히 신포괄수가제를 적용받는 종합병원 중심으로는 영양수액제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병원 차원에서 문제가 되고 있지 않지만 두고 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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