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일 예고한 건정심 연기…후속대책 마련에 올인
국회도 상임위서 쟁점 현안 미루고 이번 사태에 집중 예정
이태원 참사 여파로 의료계 정책 논의를 잠시 멈추고 후속대책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1일 정부 및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3일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일정을 취소하고 추후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건정심은 정부가 추진할 보건의료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로 복지부 제2차관이 직접 참석해 의료 공급자는 물론 수요자 등 다양한 직역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건정심은 앞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중요한 의료정책을 의결해왔지만 전국민적 충격을 준 이태원 참사 여파로 일정을 취소했다.
복지부는 조규홍 장관을 비롯해 전사적으로 후속대책으로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저녁에는 의료단체들과 실무회의를 갖고 의료비 지원 대책 논의에 돌입했다.
정부는 의료단체들과 4·16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세월호 특별법)에 의료지원금 관련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지 여부 등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회의 일정도 수시로 변경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의료비 지원 이외 세부적인 부분은 논의를 해봐야 가닥이 잡힐 듯하다.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9일 새벽 현장을 찾은 이후 의료비 지원 논의부터 분향소 조문 등 연일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회 또한 이태원 참사를 예의주시하면서 주요 법안 심사 일정도 추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이번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지만 이후 당분간은 침통한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오는 7일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기존 보건의료 현안보다는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에 집중할 예정이다.
응급환자 이송체계 점검 이외 최근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개편 현황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복지위 한 관계자는 "이번 참사에서 응급 이송체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혹은 전원은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당시에도 이송 시스템 관련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와 관련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일 이후면 국가 애도기간은 끝나지만 국가적으로 충격이 큰 참사인만큼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상임위 질의도 기존에 준비했던 내용에서 대거 수정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