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 연구진, 1028명 대상 참여 의사 설문조사 결과
절대 안한다 응답 무려 56%…22%는 "부작용 우려된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예방 약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신약 개발에 또 다른 허들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임상시험에 대한 문제로 다른 약물과 달리 피험자들의 거부감이 예상 외로 크다는 것. 이에 따라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지시각으로 2일 알츠하이머 예방 저널(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에는 치매 신약 임상 진행시 피험자들의 참여 의사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4283/jpad.2022.86).
현재 치매는 아직까지 극복되지 못한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의학계는 물론 제약업계의 가장 큰 도전 목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제약사들은 잇따라 후보 물질들을 개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정 부분 검증이 된 약물조차 피험자를 모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질환의 특성상 피험자들이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진 것. 미시간대 스콧 로버츠(Scott Robert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인식 조사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치매 약물에 대해 피험자들이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는지, 또한 그 배경과 이유는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50대에서 60대의 성인 1028명을 대상으로 치매 신약 개발시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대규모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피험자들의 치매 약물 거부는 사실로 드러났다. 참여자의 12%만이 예방 약물의 임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56%의 피험자들은 절대 치매 약물의 임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나마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피험자들은 과거 가족력이 있거나 치매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요인들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참여 의사의 배경을 분석하자 치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있을 경우 참여할 확률이 2.17배가 높았고 가족력이 있을 경우 1.75배 참여 확률이 높았다.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피험자들은 대부분이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었다. 참여 의사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38%는 '기니피그'가 되고 싶지 않다는 답을 내놨고 23%는 자신이 치매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5%는 두려움을 표시했다.
스콧 교수는 "수많은 연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이 치매나 경도 인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치매가 자신과 무관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신약에 대한 수요나 임상시험 참여 등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치매 예방을 위한 약물의 임상 시험이 피험자 자체를 모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