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가 대한디지털헬스학회와 함께 진행하는 영상 인터뷰 코너 'K-헬스 리더를 만나다' 네 번째 시간입니다. 주인공은 메쥬(MEZOO) 박정환 대표이사입니다.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로 대표되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쥬(MEZOO)는 어떤 기업일까요. 독특한 기업명 탓에 식품회사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고.
박정환 대표가 꿈꾸는 병원-기업 간의 디지털 헬스 시너지 전략은 무엇일까요.
디지털헬스학회 고상백 차기회장(원주세브란스병원), 김현정 부회장(서울대 치과병원)과 함께 박정환 대표가 생각하는 메쥬(MEZOO)의 성공 전략을 들어보시죠.
Q. 우선 박정환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메쥬 대표이사 박정환입니다. 메쥬는 Mobile Cardiac Telemetry 솔루션을 가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2018년에 창업해 22년 올해 창업 5년 차가 됐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창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Q. 회사 이름이 특이한데요. 메쥬(MEZOO)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 많은 분들이 된장을 만드는 '메주'를 떠 올리셨을 텐데요. 그러다보니 간혹 저희를 '식품회사'로 오해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국산콩'을 쓰는지 '외산콩'을 쓰는지 물어보는 분도 계셨습니다. 사실 메쥬(MEZOO)는 Medical Equipment ZOO에서 따온 약자입니다. 동물원에 가면 여러 가지 동물을 볼 수 있듯이 저희 회사에는 여러 가지 생체신호 계측 솔루션이 있기에 그 부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자 회사명을 정하게 됐습니다.
Q. 기업들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원주에서 창업하신 계기는?
- 원주에는 연세대 의공학과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부했던 의공학과 박사들이 의기투합해 창업하게 됐습니다. 저는 평소에 의료기기 사업화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고 같이 연구실 생활을 하던 박사들에게 제안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Q. 메쥬(MEZOO)도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시장에 진출했다.
- 일단은 우리나라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시장만 보면 작습니다. 해당 시장 절반은 미국 시장인데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 선두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아이리듬, 필립스 등이 있지만 웨어러블 심전도 회사는 우리나라가 제일 많습니다. 국내 7개 회사가 있는데 저희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IT 분야에 워낙 발달돼 있습니다. 여기에 메디칼 디바이스(Medical Device)가 결합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선두에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독보적이라고 말은 못하고 그 중에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Q. 부정맥 진단 가능한 심전도 홀터(Holter) 모니터링 행위 수가가 신설됐다.
- 기본적으로 2022년 2월 새로운 보험수가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에는 관련 수가가 3만 8000원 수준이었는데 48시간 이상~7일 이하는 15만원 수준, 7일 이상은 18만원을 받을 수 있는 의료진 행위 수가가 생겼습니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홀터(Holter) 같은 경우 대학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중 부정맥을 보실 수 있는 선생님들만 진료가 가능했었습니다. 일반 의원급 의료기관이 3만 3000개소가 현재 있는데 이 중에 홀터가 600대 뿐이 없습니다. 보실 수 있는 의료진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웨어러블 홀터가 본격 출시되면서 클라우드 기반 분석 자료가 의료진에 제공되기 때문에 그동안 부정맥에 자신이 없었던 의료진도 이제 진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Mobile Cardiac Telemetry'라는 말이 언급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 Mobile Cardiac Telemetry라는 것은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기기를 이용해 사용자의 심장 활동을 언제, 어디서나 모니터링 하는 기술입니다. 미국은 환자가 병원 외래 진료를 받고 집으로 갔을 때 Mobile Cardiac Telemetry 장비를 붙이고 갑니다. 이를 통해 관련 데이터가 원격으로 의료진에 전송되면서 관리되는 것인데 미국은 해당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국내는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원격의료 범주에서 모니터링은 풀려야 하는데 국회에 계류된 상황입니다.
Q. 그렇다면 메쥬는 국내 심전도 시장에 어떤 품목을 출시했나요?
- 일단 국내 시장에서는 회사 차원에서 매출을 거둬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판매해야 합니다. 법 위반하지 않는 차원에서 기존 홀터(Holter) 시장을 대체할만한 시장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병원 안에서 Telemetry 시장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병원 밖 가정 내에서의 질환 관리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에 맞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하이카디와 하이카디 플러스를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은?
- 일단 저희 회사는 영업력이 부족해 동아에스티와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는 다르지만 시너지는 상당합니다. 왜냐하면 진단이 돼야 처방할 수 있습니다. 이후 약을 먹으면서 이상 징후를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기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동아에스티 이야기를 들어보면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도가 상당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심전도 재발견의 시대', '심전도의 르네상스'가 열린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Q. 제품 출시로 쌓일 데이터도 많을 것 같은데, 활용방안은 무엇인가요?
- 당연히 있습니다. 보통 인공지능(AI)이나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으로 새로운 진료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모아진 데이터는 의료진이 라벨링 해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라벨링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향후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연구자를 대상으로 해커톤을 할 계획입니다. 예전에는 심전도 데이터는 순환기, 심장내과의 전유물이었는데 지금은 웨어러블 형태로 진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Q. 2년간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실증사업'을 했는데, 성과는 무엇인가요?
-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의 단일 임상규모로는 최대인 2000명을 대상으로 야외에서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강원도 원주의 소금산 출렁다리를 방문하신 일반인 등산객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출렁다리를 다녀오는 약 3시간 동안 등산객들에게 하이카디를 붙여서 원격으로 원주세브란스 모니터링센터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참여자별로 필요한 경우 내원 안내까지 진행했습니다. 이 실증을 통해 평소 모르던 심장질환을 발견하게 되어 진단, 시술, 처치한 사례가 최종적으로 7건 나오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의학적인 측면에서의 원격 모니터링의 효과성, 안전성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MCT의 완결성을 검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격모니터링 법안이 통과가 못 된채로 국회에 계류 되어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차츰쌓여 새로운 의료 환경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의공학자이신데, 다른 파이프라인이 구상 중일 것 같다.
- CGM(연속혈당측정기), MRI까지 정부 과제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병원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계측 솔루션이나 활력 징후(vital sign)를 측정 가능한 기술 등은 회사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런 기술을 병원 밖에 환경으로 나가기 위해선 작아지고 소형화돼야 합니다. 향후 디지털 헬스 시대로 넘어간다면 조금한 패치 제품을 몸에 붙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여러 질환을 진단해주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저희 회사도 이미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메쥬(MEZOO)가 바로 보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전망은?
-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30년 전부터 E-헬스케어, U-헬스케어, 스마트 헬스케어, 디지털 헬스케어 등 10년 단위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폭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 방향이 넓어졌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병원에서의 고도의 기술과 실전 경험을 기반으로 이전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실제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800조원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큰 시장이지만 국내에서는 법과 제도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을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KT 등 유수의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 스타트업이 있기 때문에 법과 제도만 뒷받침하고, 정부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판만 잘 깔아준다면 전 세계 시장을 충분히 우리나라 기업이 선두에 설 수 있습니다.
Q. 정부를 상대로 정책 제안을 하신다면?
- 현재 병원 내 원격모니터링은 합법이지만, 병원 외 원격모니터링은 법적 근거가 빈약한 그레이 존입니다. 이 영역을 정부에서 건드려 주면 좋겠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대기업, 스타트업이 모여 일반 국민들에게 유익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메쥬(MEZOO)가 생각하고 있는 기업 목표는?
- 저희 회사는 작은 스타트업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가 바라는 것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국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회사를 뛰어 넘어 전 세계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시장을 메쥬가 선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