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의학회 간담회 열고 기능의학 활성화 노력 강조
기능의학 통한 주치의제 의료비 낮춰…"인식도 높여야"
대한기능의학회가 기능의학을 기반으로 한 주치의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관련 검사·치료가 제도권에 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기능의학회는 지난달 30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능의학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능의학에 대한 임상·학술적 기반을 다져 정부·국민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에서 가정의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가정의학과가 만들어진 것처럼, 최종적으로 가정의학을 하나의 전문과로 만들겠다는 것.
이와 관련 기능의학회 이재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질병 개념에서 치료·검사하는 현대의학과 달리, 기능의학은 건강에 집중해 그게 준하는 검사로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근거 중심 의학이다"라며 "기능의학을 전문과로 만들어 주치의제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다. 이를 통해 개별 맞춤 의학을 실현한다면 국가에서 모든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정부·지자체 등에서 나서준다면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본 학회가 메디칼허브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만의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의학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능의학회 김광민 이사장은 기능의학의 정의를 설명했다. 그는 기능의학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체 전체를 고치는 예방적인 의학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음식·문화·사회 등 생활 습관과 정신의학적 측면까지 다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7가지 핵심 불균형 사항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이에 접근하기 위해 ▲소화·흡수·장내미생물·호흡 등 동화작용 ▲염증·면역·미생물 등의 방어와 수리 ▲사립체 조절 등 에너지 생성 ▲독성·해독 등 생체변환과 제거 ▲심혈관계·임파계 등 수송 ▲내분비·신경전달물질·면역전달 등 신체 기관 간 커뮤니케이션 ▲신체 구조 건전성 등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김 이사장은 "기능의학은 질병의 증상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원인을 찾고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관리를 도모한다"며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최고의 건강 상태를 지향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기능의학적 검사들은 현대의학적 검사에 더해 소화 기능, 에너지 대사, 스트레스 등 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다룬다는 설명이다. 또 이 같은 검사들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두통 환자의 사례를 제시하며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재발한다면 기존 병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기도 했다. 이 환자가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한 면역 반응으로 두통이 생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인불명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에는 기능의학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 이사장은 "기능의학은 약으로 편두통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기전을 파악해 원인을 해결한다. 증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뜻"이라며 "편두통을 일으키는 밀가루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염증을 유발하는 불균형 관계를 치료하는 것이 기능의학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대체의학과의 차이점은 분명히 했다. 기능의학은 철저히 과학적인 근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아직 근거가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도 임상의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질 관리를 위한 회원교육 및 인증의제 운영상황도 조명했다. 내년 발간 예정인 기능의학회 학술지에 대한 등재신청도 계획 중이다.
기능의학회는 기능의학의 당위성이 정부와 국민에게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에 따른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기능의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기능의학은 국민이 어렸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치료가 가능한 의학이다. 현재는 이미 질병에 걸린 환자를 검사해 교육하고 식이조절을 하는 식"이라며 "이는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다. 만약 지자체마다 주치의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아예 만성질환이 생기지 않게끔 한다면 국가도 의료비 지출 줄일 수 있다"며 "기능의학은 미국에서 생겼지만, 우리나라에서 집대성할 수 있고 실제 많은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어느 의학이 더 낫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학의 약물·수술 치료가 당연히 효과는 더 좋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기능의학은 여기에 덧붙여 시행할 수 있는 영역으로 현대의학과 상호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의학회 박진규 법제이사는 기능의학이 제도권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관련 검사가 급여는 물론 비급여 항목에도 포함돼있지 않아 환자가 원해도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박 법제이사는 "현재 기능의학적 검사 중에 건강검진센터를 통해 검진 형태로만 받을 수 있는 것이 많다"며 "기능의학을 확대하고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검사가 기본이 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를 활성화할 방법이 없다. 환자가 원한다면 관련 비용을 100% 부담하게 해서라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