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빅딜로 주목받는 'ADC'…과연 미래 성장성은?

발행날짜: 2022-12-30 11:30:00
  • 기술이전 규모 증가 따른 연구 개발 규모 확장
    오는 2026년 130억 달러 규모 시장 성장 전망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암젠에 기술이전 성과를 올리면서 이에 핵심이 된 ADC(항체약물접합체, Antibody–drug conjugates)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 사례가 있는데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빅딜이 연달아 이뤄지면서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을 높이는 모습.

30일 메디칼타임즈는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ADC의 시장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에 대해 살펴봤다.

항체-약물 복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는 바이오베터를 만들기 위해 사용가능한 플랫폼 기술 중 하나로 단일클론 항체의 선택성을 화학요법의 세포사멸 특성과 결합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종류의 항암제이다.

암 치료에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화학요법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살상능력을 가진 화학요법제와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하는 특이성을 가진 항체를 결합시켜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ADC 탄생의 배경이다.

ADC 약물의 구조 특성

ADC가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암 발병률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캔서 리서치 UK(Cancer Research UK)에 따르면 2040년까지 매년 2750만 건의 새로운 암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역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0년 코로나로 검진이 줄면서 암 발병률이 줄어든 상태지만 그 이전까지는 매년 암 발병률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ADC에 대한 승인 증가와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ADC 시장은 2022년 58.1억 달러(약 7조5912억원)에서 2026년 130억 달러(16조9856억원) 규모로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DC의 기술을 살펴보면 최초 개발 이래로 ADC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기본적인 접근 방식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현재 모든 ADC는 종양관련 항원을 결합하는 항체, 연결링커 및 세포독성 페이로드의 세 가지 핵심요소를 가지고 있다.

과거 1세대 ADC는 표적 수용체가 있는 암세포만 사멸시켰지만 2세대 ADC는 표적 수용체가 없는 암세포까지 죽일 수 있고 1세대와 달리 약물 안에서 자유롭게 분리돼 주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또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기전적 차이로 항암제의 가장 큰 벽으로 여겨지는 내성 문제에서 효과를 보이는 2세대 ADC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DA 허가 ADC치료제 12개…엔허투 각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ADC 치료제 허가를 살펴보면 2000년 마일로탁(성분명 겜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허가받은 이후 2011년 애드세트리스(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부터 지난 11월 이뮤토젠의 엘라히어까지 총 12개의 ADC 제제가 항암제로 승인 받았다.

승인 적응증 역시 혈액암부터 고형암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으며, 최근 승인 품목들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난소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고형암 중심으로 표적 항원 역시 다양하다.

현재 ADC 계열 치료제 중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치료제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다.

엔허투는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HER2 유전자 저발현 환자에게 의미 있는 지표를 보여준 3상 임상시험 DESTINY-Breast04 연구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DESTINY-Breast04 연구를 살펴보면 엔허투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49% 감소시켰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엔허투 군에서 10.1개월, 화학요법 군에서 5.4개월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메디칼타임즈 자료 재구성

이를 통해 최근 FDA로부터 HER2-저발현 유방암 환자에 대해 사용을 승인 받으며 적응증을 확장했고, 이에 앞서 로슈가 개발한 1세대 ADC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와 직접비교를 실시한 DESTINY-Breast03 3상 연구를 통해 유방암 2차 치료제로 영역을 넓힌 바 있다.

이 같은 엔허투의 연구결과는 유방암 분야의 치료 패러디임 변화뿐만 아니라 개발되고 있는 ADC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 시켜주고 있다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평가다.

ADC 치료제의 성과로 관련한 기술이전 거래 규모와 숫자도 2022년에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DC 치료제의 거래 수 및 규모는 2022년 11월 기준 총 25건, 10억 달러를 넘기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시장성이 큰 고형암 분야와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보유한 파이프라인 그리고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하거나 적응증 확장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표적으로는 GSK가 지난 8월 머사나 테라퓨틱스와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 'XMT-2056(HER2-targeted, STING-agonist ADC)'에 대한 공동연구 및 옵션에 관한 기술이전 거래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GSK는 공동개발 및 판대 독점 옵션권을 선금 1억 달러(약 1313억원), 옵션 행사 시 최대 13억6000만 달러(약 1조7846억원)를 지급하는 전임상 ADC 자산에 대한 최대 규모의 거래 중 하나로 꼽힌다.

이외에도 최근까지도 머크, MSD 등이 ADC 플랫폼 기술이전 거래 소식을 전하며 내년도 ADC 치료제 관련 전망을 밝히고 있다.

"늘어나는 기술이전 연구개발도 증가세…고형암 80%"

기술이전 거래의 증가만큼 글로벌 ADC 연구개발 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ADC 연구개발의 수는 총 864건으로, 진행 중인 전임상 연구는 49%(427건), 임상연구 17%(143건), 의약품 승인은 2%(13건)를 차지했다.

크리니컬트라이얼에 등록된 2021년 기준 종양 표적 ADC 임상연구 82건을 분석한 결과 80%이상의 연구가 1상 및 1‧2상 초기임상단계에 진행되고 있었으며 그중 80%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적 유형별로는 HER2 표적 20.7%(17개)로 가장 많았으며 페이로드별로는 튜불린 저해가 58.5%, 링커유형별로는 시스테인(Cysteine)이 28%로 가장 많았다.

또한 적응증 확장을 포함해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ADC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총 16건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4건은 고형암이었으며, 2건은 혈액암이었다.

메디칼타임즈 자료 재구성

아울러 2건의 임상은 길리어드의 '트로델비'와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는 적응증 확장을 위한 연구였다.

이에 대해 KDDF는 "트로델비와 엔허투가 3상을 통해 표준요법 대비 유의미한 임상적 이점을 제시해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패러다임 변화 및 새로운 치료 옵션 제공의 가능성을 보여줘 항암 치료제로서 ADC 개발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도 현재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앱티스, 셀트리온, 오름테라퓨틱 등의 회사가 각자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ADC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KDDF 묵현상 단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KDDF가 지원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중 항암제 시장에서 ADC가 국내에서 개발하는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묵 단장은 "ADC는 항체 약물 접합체이기 때문에 결국 연합체로 가야 되는 부분이 있어 사업단에서 연합체를 구성하도록 글로벌 시장에 계속 소개하고 바람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에서는 2상과 3상을 거쳐 약 5년 정도 시간이 걸리면 글로벌 시장에 런칭할 수 있는 물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2027년 하반기에 적어도 두 개 정도의 물질은 신약 허가 신청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기업에서 개발한 제품 중 허가가 이뤄진 ADC는 아직 없는데다 대부분이 초기 선도물질 탐색 및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및 단기적 관점에서 연구 개발 전략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ADC의 항체, 페이로드, 링커 모두 성공적인 ADC 개발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며 "이를 한 기업에서 모두 다 해결할 수 없으며 학계, 연구계 및 타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협력모델을 기반으로 국가 R&D 과제를 제안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한다면 기술 완성도의 제고와 국내에서 개발된 첫 ADC 치료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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