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대 연구원, 156건 임상 체계적 검토
31개 비교 연구, 항우울제 효과가 없거나 증거 미약
만성 통증에 대한 항우울제 투약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지오바니 페레이라 등 연구원이 진행한 통증에 대한 항우울제의 효능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BMJ에 1일 게재됐다(doi.org/10.1136/bmj-2022-072415).
만성 통증은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은 일반적으로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흔한 질환이며, 두통, 구강 안면 통증 및 복부 통증이 그 뒤를 따른다.
항우울제는 만성 통증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데 캐나다 연구에서 모든 항우울제 처방의 약 9%가 통증에 대한 것이었다. 포르투갈에서는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의 12%가 상태 관리를 위해 항우울제를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캐나다, 미국, 영국 및 대만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만성 통증에 대한 항우울제 처방이 빈번하고 심지어 이는 우울증에 대한 투약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골관절염 환자를 위한 삼환계 항우울제인 아미트립틸린 처방이 지난 10년 동안 17% 증가했다.
연구진은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3개월 이상 장기 사용한다는 점에서 실제 통증 저감 효과가 있는지 위약과 비교하는 메타분석에 착수했다.
2만 5000여명의 성인 참가자가 포함된 156건의 개별 임상의 체계적 검토를 대상으로 통증의 변화 정도를 측정했고 두통 장애의 경우 두통의 빈도를 살폈다.
지속적인 통증 결과는 0(통증 없음)에서 100(가장 심한 통증)의 척도로 전환했으며 평균 차이로 이를 표시했다. 2차 결과는 안전성과 내약성(부작용으로 인한 철회) 여부였다. 결과는 효과적, 비효율적 또는 결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26개의 리뷰는 총 22개 통증 상태에 사용되는 8가지 항우울제 계열의 효능에 대해 보고했지만 어떤 연구도 통증에 대한 항우울제의 효능에 대해 높은 확실성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
항우울제가 효과적이라고 보고한 비교 연구는 11건이 발견됐으며, 4건은 중간 정도의 확실성을 가진 연구였다.
특히 요통에 대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사용 시 통증 척도는 평균 차이 -5.3, 평균 분포 -7.3~-3.3, 수술 후 통증에선 각각 -7.3, -12.9~-1.7, 신경병성 통증에서 -6.8, -8.7~-4.8를 기록해, 효과적인 약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31개의 비교에서는 항우울제가 효과가 없었거나(5건의 연구)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았다(26건의 연구).
연구진은 "항우울제의 효능에 대한 증거는 체계적 검토를 통해 42건의 비교 중 11건에서 발견됐다"며 "일부 항우울제가 11건의 개별 비교에서 9개 조건에 대해 위약 대비 효과적이었지만 이는 주로 SNRI에 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31개의 비교에서 항우울제는 효과가 없거나 효능에 대한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체계적 검토를 통해 26개 통증 상태에 대한 항우울제의 효능, 안전성 및 내약성에 대한 증거를 요약한 결과 항우울제의 효능에 대한 높은 확실성 증거를 제시한 연구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