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해 수가협상…위협요소 2가지는?

발행날짜: 2023-03-08 05:30:00
  •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일몰제·공공정책수가로 재정 불확실
    "공급자 단체, 가입자 설득할 비협상 요소 자료 충실히 준비해야"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와 공공정책수가. 건강보험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수가협상을 위협하는 요소로 이 두가지를 꼽았다.

이 이사는 7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에서 의료기관의 내년도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수가협상이 어느 때보다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협상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두가지를 꼽았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2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예정된 수가협상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하나는 지난해 끝난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폐지.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끝났다. 현재 국회에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관련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17개가 계류하고 있지만 여야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일몰제를 5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일몰제 폐지를 주장하는 야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해가 바뀌었고, 일몰제 폐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협상 시한이 돌아온 것.

일몰제 폐지 상태가 이어지면 건강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가 인상에 건강보험 재정을 풀어야 하는 가입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수가협상까지는 3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그 안에 일몰제 폐지 관련한 사안 해결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추가 소요 재정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공급자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가입자의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일몰 상태에서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라며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수가협상이 더욱 어려울 것 같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플랜B를 만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하나는 공공정책수가에 투입될 재정 규모다. 복지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공정책수가의 모형을 유형화하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지난달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했다. 중증질환 최종 치료를 위한 시설, 인력 기준을 갖춘 응급의료기관에 수가 집중 가산, 어린이 공공진료센터 사후 보상 시범사업,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 심뇌혈관 진료협력 및 중증진료체계 강화 사업 등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공공정책수가의 명칭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수가이다보니 건강보험 재정에서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규모에 따라 내년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를 예상해야 하는데 공공정책수가가 어떤 형태, 어떤 규모인지 재정추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공공정책수가에 얼마나 재정이 투입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가협상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사진.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는 오는 5월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인상을 위한 협상을 앞두고 있다.

세 번째 맞는 수가협상, 밤샘협상 올해는 피할 수 있을까

이 이사는 2021년 5월 임명 이후 두 번의 수가 협상을 겪었다. 3년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그는 세 번째 수가협상을 앞두고 있다. 공식적인 임기 만료는 수가협상 전인 5월 2일이지만 아직 차기 급여상임이사 임명을 위한 공모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돌아오는 수가협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이사가 제시한 두 가지 이유로 건강보험 재정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수가협상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 건보공단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용역을 토대로 수가협상에 적용할 모형을 4가지로 유형화했다. ▲SGR 개선모형 ▲GDP 증가율 모형 ▲의료물가지수(MEI) 증가율 모형 ▲GDP 증가율과 MEI 증가율 연계모형 등인데 이 중 가입자 및 공급자 간담회, 제도발전협의체 논의 등을 거쳐 합리적 모형을 선정해 수가협상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달 중 4개 모형에 따른 협상 결과를 시뮬레이션 해 결과를 도출한 후 다시 논의를 하려고 한다"라며 "본 협상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가입자와 공급자가 협상 방식을 합의하지 못한다면 4가지 모형을 모두 적용한 결과를 참고해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밤샘협상, 공급자와 가입자의 직접소통 기회 부재 문제를 없애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밤샘 협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협상 마지막날 추가 소요 재정 결정을 위해 열리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개최 시간을 기존 저녁 7시에서 오후 2시로 앞당겼다. 5월 초에 있을 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 전에는 공급자-가입자-건보공단 사이 간담회를 먼저 갖고 각 단체의 의료현장 실태와 경영상황을 충분히 주고받는 시간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는 "수가협상 시간을 당겨서 밤샘이 안됐으면 하는 희망이 있지만 현실화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공급자는 가입자를 설득할 수 있는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비협상 요소(인구구조 변화, 의료서비스 원가지수 변화 등)를 고려한 수가 인상 요인을 구체적 자료에 근거해 액수를 제시한다면 건보공단 협상단이 가입자 설득에 중요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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