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전 복지부장관 후보, 오제세 전 의원 등 집중 거론
강도태 전 이사장 돌연 퇴임에 후임자 내정설 지배적
강도태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떠난 자리를 채울 차기 이사장 인선을 두고 하마평이 새어 나오고 있다. 아직 공식적인 공모 절차가 진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전직 병원장과 국회의원 등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 전 이사장이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돌연 퇴임한 후 후임자가 이미 내정돼 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공모절차도 밟지 않은 상황에서 하마평이 등장하고 있는 것.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과 오제세 전 국회의원 등의 이름이 하마평으로 등장하고 있다.
강도태 전 이사장은 지난 정권 말기 임명된 인사로 정권 교체 후 퇴진 압박설에 꾸준히 휘말려오다 지난 6일 결국 물러났다. 이후 새로운 기관장 공모 절차는 아직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말 열릴 건보공단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관련 보고 후 적어도 다음 달에는 공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강 전 이사장이 물러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현재 차기 이사장에 대한 구체적인 이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호영 전 병원장은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 그는 1985년 경북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1998년부터 경북의대에서 홍보실장,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 3년 임기의 병원장까지 지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 받았지만 자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에 휘말리며 자진 사퇴한 전력이 있다.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 후보라는 기대감에 의료계에서는 환영의 입장까지 내기도 했다.
정 전 병원장은 복지부 장관 낙마 이후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진료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7월 대한의사협회가 꾸린 '정보의학전문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아 비대면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정책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 모으고 취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임명직인 만큼 별도의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정 전 병원장은 장관 후보 시절 이미 검증을 받은 것과 다름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경찰이 자녀 입시 특혜, 자녀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기 때문에 차기 이사장설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자녀 특혜' 논란 그 자체에 대한 반국민 정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까 하는 '설마'의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동시에 오제세 전 국회의원의 이름도 등장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충청북도 청주 출신의 오 전 의원은 민주당 계열에서 17대부터 20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1대 총선에서 공천에 배제됐다. 이후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에 입당, 지난해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여론조사에 밀려 출마가 좌절됐다.
오 의원은 국회의원 당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지내는 등 보건복지 관련 현안에 혜안이 밝다고 할 수 있다. 1949년생으로 70대 고령의 나이가 걸림돌이라면 걸림돌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차기 이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절차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전임 이사장이 돌연 사퇴하는 등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내정된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반문하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도 임명되면서 신임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 절차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