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초대석]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김기현 위원장
레블리미드 급여 확대 긍정적…후속 치료제 진입 필요성 강조
"다발골수종 치료에 있어서 레블리미드의 1차치료와 유지요법이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이 양질의 치료옵션을 누리게 돼 좋은 예후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해외와 비교해 비급여로 남아있는 좋은 약제들이 앞단으로 오는 급여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다발골수종환자는 2021년 기준 9598명으로 2017년(7063명) 대비 약 35% 가 늘었으며, 앞으로 그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이유로 임상현장에서 치료옵션의 확대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 최근에는 다발골수종 1차 치료법인 'RVd(레날리도마이드 + 보르테조밉 + 덱사메타손) 요법'과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와 유지요법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처방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김기현 위원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은 레블리미드 급여 확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외 가이드라인에 발맞춘 치료옵션 추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레블리미드 급여 확장은 이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나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었던 만큼 환자 혜택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평가.
실제로 레블리미드의 유지요법 급여의 필요성은 임상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발 기간을 최대한 늦추고 재발 이후엔 생존율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점에서 급여 적용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RVd요법과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급여로 좋은 예후를 오랫동안 유지해 재발을 늦추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급여 당시에는 환자들에게 비용적 부담으로 접근성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고민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와 비교해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등의 급여진입이 늦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해외와 비교해서 좋은 치료제가 나와도 한국의 경우 허가, 급여가 상당히 늦은 편"이라며 "이미 해외에서는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는 RVd요법이나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이제야 급여를 받았다는 것이 다소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직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이 급여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환자를 대상으로 생존효과(Survival benefit)를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지만 최근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활용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근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유지요법 사용은 당연하기 때문에 급여통과 이후 환자에게 유지요법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환자 입장에서 약을 계속 먹어야하는 것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고 용량과 기간 등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었다"고 전했다.
일례로 직접비교는 어렵지만 프랑스에서 1년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임상연구와 유사한 연구 디자인으로 병이 진행될 때까지(until PD)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미국 임상연구를 살펴봤을 때 병이 진행될 때까지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무진행생존률(PFS)에서는 더 우월한 결과가 확인됐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
또 김 위원장은 다른 연구의 유지요법 장기추적 결과에 있어서는 미세잔존질환(MRD) 상태에 따라 유지요법의 효과를 조금 다르게 보는 경우도 존재 했다고 언급했다 .
김 위원장은 "연구에 따르면 MRD 양성이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3년 이상의 장기간의 유지요법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MRD 음성 혹은 표준위험군 환자들에게도 2~3년의 유지요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추후 치료제 사용의 대상이나 용량, 용법 그리고 기간 등이 추가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며 "MRD와 관련해 각 병원에서 검사를 위한 준비와 관련 연구들이 추진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치료 치료 여전히 옵션 한계…정책적 지원 필요해"
다만, 임상현장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재발 시 치료 차수가 늘어나는 다발골수종의 특성상 다른 치료제들의 치료차수를 앞당길 수 있는 급여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김 위원장 역시 양질의 치료옵션이 있음에도 비급여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급여로 치료환경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치료에 사용가능한 좋은 약제들이 비보험으로 남아있다"며 "치료 옵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해외의 경우처럼 좋은 치료제들이 앞단으로 오고 급여 환경이 개선된다면 다발골수종 치료에서도 치료 초반에 환자의 생존기간과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될 거라고 본다"며 "정부 역시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어렵더라도 환자들을 위한 정책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