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가 대한디지털헬스학회와 함께 진행하는 영상 인터뷰 코너 'K-헬스 리더를 만나다'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주인공은 미소정보기술 이종근 총괄본부장입니다.
2006년에 창립돼 국내 빅데이터 산업계에서 '종합선물세트'로 불리는 미소정보기술.
미소정보기술이 바라보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가능성과 이를 위해 준비 중인 기업의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동시에 예방의학전문의로서 이종근 총괄본부장 추진 중인 미소정보기술의 신규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디지털헬스학회 고상백 회장(원주세브란스병원), 김현정 부회장(서울대 치과병원)과 함께 이종근 총괄본부장의 구상하는 미소정보기술 내 미소헬스케어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전략을 들어보시죠.
Q. 우선 이종근 본부장님, 자기소개 및 기업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미소정보기술 미소헬스케어 총괄본부장 이종근입니다. 미소정보기술은 빅데이터의 수집부터, 저장, 처리, 분석, 표현까지,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전문 기업입니다. 2006년에 창립했으니 업력은 이제 17년차에 접어들었고요, 임직원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서 어느덧 200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예방의학과를 전공한 의사이고,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서 우리나라 암등록통계를 생산하는 일을 하다가, 에너지 공기업으로 스카웃 돼 종사자 코호트를 구축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 400여 개의 변수로 구성된 20만 인년 규모의 코호트를 완성하고 났더니 자연스럽게 데이터웨어하우스, 빅데이터 플랫폼, 이런 것들을 필요로 하는 수순에 접어들게 되었고요, 자체적으로 이것들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아가다가 보니 이런 일들을 가장 잘하는 미소정보기술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Q. 헬스케어를 포함한 미소정보기술의 주요 본부를 소개해주세요.
- 저희 본부는 6개가 있습니다. 미소헬스케어를 제외하고 뉴미디어사업본부가 있는데 주로 메타버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디지털 융합 혁신본부에서는 산업체 대상 데이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연구소를 포함한 기술융합본부에서는 다양한 R&D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텔리전스사업본부에서는 주로 비정형 데이터의 자연어 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는 데이터 사업본부는 데이터와 관련된 사업을 골고루 하고 있습니다.
Q.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어떤 레퍼런스를 갖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네, 우선 2015년 한림대학교의료원을 시작으로, 국립교통재활병원, 전남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연세대학교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아주대학교의료원, 건양대학교병원, 건국대학교병원 등, 주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CDW, 즉 Clinical Data Warehouse나 임상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구축해 왔습니다. 2019년에 닥터앤서 사업 참여를 필두로 여러 병원의 판독문의 정형화 처리를 수행해 오고 있고, 최근에는 암 라이브러리 가공,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사업 등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심평원 빅데이터 시각화 서비스, 2021년에는 국립암센터에 CONNECT, 즉 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및 플랫폼을 구축했고요, 국립암센터,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질병관리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여러 상급종합병원에서 CDM 구축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Q. 미소헬스케어가 구축 중인 디지털 헬스 서비스가 있다면?
- 네, 저희가 의료데이터를 다룬지는 오래되었지만, 작년에 제가 미소정보기술에 합류하면서 처음으로 헬스케어사업본부라는 전담 조직이 신설되었습니다. 이후로 사업 기회가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기존에 의료데이터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는 지역본부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올해 서울, 대전, 부산에 있는 조직을 통합하면서 미소헬스케어라는 이름으로 브랜딩하게 됐습니다. 아직은 의료데이터 분야 외에는 뚜렷한 헬스케어 파이프라인이 드러나 있지 않다가 보니 '미소헬스케어'라고 소개를 드리면 어떤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저도 미소정보기술에 합류할 당시에는 모바일 건강관리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곧바로 뛰어들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내부에서 찬찬히 살펴보니 몇 가지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가 손에 쥐고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환자의 진료기록이나 구성원의 검진기록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겠지만, 저희처럼 기반이 없는 경우에는 자체 R&D로는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데이터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지불의사를 가진 소비자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모바일 건강관리 앱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덕트 중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현재의 주력 사업을 등한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정확한 의료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희의 주력사업과 신규사업 간의 연계 또는 점진적인 이행 과정을 밟는 것이 가장 적절한 추진전략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추진하시고자 하는 신규 사업은?
- 일단은 많은 데이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데이터 통합 및 활용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 헬스웨이 사업의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만 얻게 되면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통해서 의료데이터와 라이프로그 모두를 수집하여 결합할 수 있고, 이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향후 사업에서 필요시 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패키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키지가 모듈 형태로 쌓이게 되면 이후에는 모듈러 주택처럼 원하는 서비스를 조립해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동적동의 체계라던가 반자동 형태의 eCRF, 즉 전자증례기록, 또는 ePRO, 즉 환자 자가보고 도구 같은 것들을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보건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Health Literacy, 즉 의료정보 이해능력에 맞춘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메디컬 트윈을 들 수 있는데, 어떤 중재 상황에서 그 결과를 예측하는, 고도의 디지털 트윈 모델은 아니지만,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를 아바타 형태 위에 표현해서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작년부터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의무기록이나 검진결과를 모두 모아 타임라인 형태 위에 표시해서 과거병력을 조회하고 앞으로의 질병발생 예측결과를 볼 수 있는 페이션트 서머리도 R&D 과제를 통해 개발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자주 확인하게 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1차 목표라 할 수 있고요. 그 이후에는 과연 그러면 현재의 나의 건강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제시한 후에, 해당 서비스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취하는 형태의 P2P 서비스를 첫 번째 비즈니스 모델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거래소에서 직접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로 인해서 자신의 건강 데이터, 나아가서는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거래소 사업도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입니다.
Q. 비대면 플랫폼 등 최근 주목받는 분야에 진출할 계획은 없나요?
- 헬스케어의 정의를 놓고 볼 때 의료 분야가 헬스케어의 일부이기도 하면서 그중에 가장 중요한 분야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의료 분야가 아닌 헬스케어 분야 쪽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 중의 하나가 ‘그게 디지털 메디신이지 디지털 헬스케어냐’는 것인데요, 정부지원 연구개발과제들을 봐도 디지털 메디신이라고 할만한 주제에 다소 치우쳐 있는 경향이 있어서, 비의료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가능성이 제대로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 분야는 지불체계를 건강보험이 쥐고 있기 때문에, 지불의사를 가진 소비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대개는 건강보험 수가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통해서 많은 투자를 받은 헬스케어 회사들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수가의 장벽을 넘지 못해서인 것 같은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료들로부터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일찌감치 의료 분야 진출은 접어두고 있습니다.
Q. 예방의학전문의로 산업계에 진출했을 때 장‧단점은?
- 앞에 계신 고상백 교수님께서도 예방의학과전문의이시면서 또 디지털 헬스 분야를 리딩하고 계시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의학과 IT 분야가 완전한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바로 나와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재 저희가 주력하고 있는 데이터 통합 및 활용 플랫폼 사업의 경우를 보면, 근래에 굵직한 사업들을 중견기업들이 수주해 갔는데, 막상 사업에 깊게 들어와 있는 기업들은 많지 않은 것 같고, 사업종료 시점이 지나서도 약속된 산출물이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그의 가장 큰 이유를 의료데이터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의학교육이라는 것이 상당히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데, 다른 분야에서의 성공사례만 믿고 호기롭게 도전하고 보니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높은 것이겠죠.
예방의학, 특히 역학은 다른 어느 전공보다도 의료데이터를 많이 다루고 있는 학문이고, 단순히 데이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분포와 결정요인까지 함께 고민하기 때문에, 데이터와 의료인, 데이터와 일반인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올바로 번역하고 대상자에 맞춰서 적용하는 역할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분석하거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경우는 비전문가라면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과 부딛힐 때가 많은데, 저는 주로 이럴 때 소위 자기효능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좋은 진로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디지털 헬스를 향한 미소헬스케어가 가진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 저희 미소정보기술은 환자 데이터 수집부터 전처리, 학습, 저장, 가공, 분석, 시각화를 거쳐 인사이트 도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미소헬스케어 토탈 솔루션으로 작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상 등 세 차례 큰 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미소헬스케어 토탈 솔루션은 의료정보 통합 분석과 시각화를 제공하는 SmartCDW, 임상연구 분석 시스템인 SmartCDRS, 비정형 의료데이터를 정형화하는 MediScan, 영상 데이터를 비식별화 하고 텍스트를 추출하는 SmartBlur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희는 늘 저희가 수행한 내용을 패키징해서 개별 솔루션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 솔루션들을 이리저리 조합해서 다양한 서비스들을 차례로 선보이는 날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통한 지식과 정보가 누구에게나 고르게 공유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희 회사의 미션인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서 널리 이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희 미소정보기술 미소헬스케어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