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터 테라퓨틱스 이어 피터플라이 대규모 임상 결과 합격점
3개월만에 당화혈색소 1.2% 감소…체중도 평균 2.05kg 감소
당뇨병을 타깃으로 하는 디지털치료기기가 속속 임상시험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과연 약물 중심의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약물 치료에 뒤쳐지지 않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이에 따라 이들 제품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지시각으로 9일 JMIR 당뇨병(JMIR Diabetes)지에는 피터플라이(Fitterfly)가 개발한 Fitterfly Diabetes CGM에 대한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가 공개됐다(10.2196/43292).
Fitterfly Diabetes CGM은 말 그대로 혈당측정기와 연계한 디지털치료기기의 일종으로 혈당 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행동 양식과 식습관 조절을 유도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전략적 파트너인 로슈진단의 혈당측정기 아큐첵(Accu-Chek)과 연계해 구동되며 90일간 혈당 변동에 맞춰 2형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피터플라이가 베터 테라퓨틱스(Better Therapeutics)와 함께 당뇨병을 겨냥한 디지털치료기기의 선두 주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72회 미국심장학회(ACC)에서 사상 첫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은 상황.
총 668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베터 테라퓨틱스의 어플리케이션형 디지털치료기기 BT-001는 3개월만에 당화혈색소 0.4%를 줄이는 효과를 보여줬다.
이는 당뇨병약을 두가지 이상 복용한 환자와 유사한 수치로 6개월간의 추가 관찰에서도 이같은 감소세는 꾸준히 유지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마크 보나카(Marc P. Bonaca) 교수는 "무작위 대조 임상을 통해 디지털치료기기의 혈당 강하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당뇨병에 대한 최초의 치료용 디지털치료기기 탄생을 예고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테라퓨틱스가 BT-0001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경쟁자인 피터플라이가 이에 맞서 리얼월드데이터를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부분.
이번 연구는 Fitterfly Diabetes CGM 프로그램에 참여한 1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1차 종점은 당화혈색소 변화, 2차 종점은 체중과 BMI 변화였다.
90일간 아큐첵을 착용한 환자에게 Fitterfly Diabetes CGM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게 하고 이에 대한 변화를 추적 관찰한 것.
결과는 충분했다. 90일간 Fitterfly Diabetes CGM를 적용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가 1.2%나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당화혈색소가 9% 이상으로 심한 당뇨를 앓고 있던 환자의 경우 90일만에 수치가 2.6%나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체중과 BMI의 감소도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 Fitterfly Diabetes CGM을 사용한 것만으로 평균 2.05kg의 체중이 감소한 것. 또한 BMI도 평균 0.74kg/㎡가 줄었다.
피터플라이는 이러한 결과가 약물 기반의 치료가 주를 이루는 당뇨병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터플라이 창업자 아르빈더 신갈(Arbinder Singal)은 "아주 간단한 혈당측정기와 디지털치료만으로 당뇨병 관리와 혈당 강하에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리얼월드데이터"라며 "당뇨병 치료와 관리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