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대사학회, 2023년 대국민 인식조사 공개
골절 발생 시 사망률·치료 필요성 항목 등 인식 저조
50세 이상 성인 여성 42%가 골밀도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특히 검사를 받은 사람 중 76.4%는 골밀도 T-점수를 모른다고 답해 치료 필요성 인식 향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18일 대한골대사학회는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노인 골절 예방 선순환을 위한 골다공증 정책개선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학회는 치료 필요성 인식 향상 및 국가건강검진 골밀도 검사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2023년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인식조사는 전국 50~79세 성인 여성 1008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및 골절 질환, 골밀도 및 골밀도 검사, 치료에 대한 인식 현황을 파악하고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4월 20일부터 5월 2일까지 시행됐다.
고관절 골절 발생 시 5명 중 1명이 1년 내 사망할 정도로 노년층에 있어 골다공증 관리는 사망률과 직결되는 중요한 건강 이슈다. 골절 위험성은 심근경색, 뇌졸중, 암, 치매와 같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다양한 인구층이 노인 골절을 불운한 사고로, 나이가 들면서 키가 점차 줄거나 허리가 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잘못 인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선 객관적인 증상 및 치료 필요성에 인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최근 시행된 인식조사에선 이와 거리가 멀었다.
먼저 골다공증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골다공증 검사, 치료, 관리의 목적은 골절 예방이다"고 답한 비율은 76.1%, "골다공증은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통해 다시 튼튼한 뼈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63.8%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키가 점차 줄거나 허리가 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거짓)이라고 답한 비율은 44.9%에 달했다.
골절 발생 시 높은 사망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역시 낮았다. 고관절 골절 발생 시 20%가 1년 내 사망한다는 질문에 49.6%만 맞다고 답했다.
골다공증 관리 시 노인 골절은 예방이 가능하지만, 응답자 33.5%는 이를 갑자기 일어난 불운한 사고라고 답했다.
이유미 골대사학회 총무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골다공증에 대해 학회에서 많은 방송과 홍보 활동을 통해 알려서 인지율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치료의 효능과 골절 예방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골다공증은 치료를 통해 좋아질 수 있는데도 이 부분을 64%만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응답률에서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고령화에 따른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로 여기거나 치료를 자포자기한 면이 느껴지기도 한다"며 "수년간 좋은 약제가 많이 개발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골밀도(T-점수)와 관련해서도 인지 개선이 시급했다.
골밀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9.6%였지만 본인의 골밀도 점수를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45.1%).
골밀도 점수의 정상 범위를 모르는 사람은 44.6%,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은 40.8%였다.
만성질환 건강지표 대비 골밀도 인지 수준은 가장 낮았다. 혈압에 대한 인지율은 87.7%, 혈당은 81.9%, LDL-C는 72.1%, 골밀도는 61.8%로 다른 지표 대비 골밀도 인지율이 최저였다.
골밀도 T-점수가 -2.5 이하일 때 골다공증 진단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40.7%에 그쳤다. -2.5 이하이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46.2%로 나와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짐을 확인했다.
골밀도 검사 경험에 대한 질의에 경험 없음이 41.6%, 검사 경험 있음이 58.4%로 나왔다.
검사를 경험해본 사람은 주로 의료진 권유로(32.3%), 국가건강검진을 통해서(25.3%)였다.
특히 골밀도 검사 이후에도 골밀도 수치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모르고 있었다. 골밀도 수치를 모른다고 답한 비율은 76.4%, 안다고 답한 비율은 17.3%에 그쳤다.
이유미 총무이사는 "골밀도 T-점수가 무엇인지는 인지율이 높았지만 본인의 수치를 알고 있느냐 물어봤을 때는 30%만이 안다고 답했다"며 "T-점수의 정상 범위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워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검사를 받은 사람 10명 중에 8명은 T-점수를 모른다고 답한 부분이 충격적"이라며 "T-점수가 -2.5 이하일 때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지율도 떨어져 T-점수 알리기에 대한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하고자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