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헌법소원 상관없이 법시행...현장조사 실시 예고
수술실 일부에만 CCTV 설치 시 전신마취 수술 주의 필요
오는 25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를 담은 법 전격 시행을 앞두고 의료계가 '헌법소원'으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에도 제도 시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수술실 CCTV 설치비용 지원도 올해까지만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법은 의료법 제38조의 2에 담긴 내용으로 전신마취 등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수술실 안에 CCTV를 꼭 설치해야 한다. 복지부는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법 적용의 범위를 의료법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수술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의료법 시행규칙에 나와 있는 수술실에서 전신마취 등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이 CCTV 설치 대상 기관이라는 소리다.
위반하면 처벌이 따르는 법이기 때문에 법 해석은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CCTV 촬영 정보를 누출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설치 촬영 의무 등을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CCTV 촬영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안전성 확보 조치를 하지 않아 영상 도난 등 사고가 발생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도 있다.
복지부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법 시행 후 전신마취 후 수술실에서 수술을 한다면 CCTV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라며 "의료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술실이더라도 해당 장소에서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 수술을 한다면 굳이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법 시행 후 불가피한 사정으로 CCTV가 없는 수술실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한다면 의료법을 위반하는 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술실이 10개가 있는 병원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부 수술실에서만 전신마취 수술을 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CCTV를 5곳에만 설치했다. 그러다 응급환자 발생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수술실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는 소리다.
복지부는 CCTV 설치비 지원을 위해 올해 37억7000만원의 예산을 갖고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 1436곳에 비용을 일부 지원 하고 있다. 비용 지원은 올해까지만이다.
복지부는 가이드라인 제정 등 25일 법 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지만 의료계는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병원협회와 돌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 및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냈다. 법 본격 시행 20일을 앞두고서다. 의협과 병협은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인 등에 대한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의료인과 환자 사이 신뢰 붕괴, 직업수행의 자유 및 초상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의 흔들기에도 복지부는 제도를 법에 따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과장은 "헌법소원 신청과 무관하게 시행 일정에 맞춰 제도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라며 "25일 이후에는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실에는 CCTV가 꼭 설치돼야 한다. 제도 본격 시행 전 전국 보건소를 통해 사전 현장점검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