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한의사 초음파 사용 파기환송심 판결…의·한 갈등 지속

발행날짜: 2023-09-11 18:01:17
  • 의협 기자회견 열고 대법원 판결 규탄 "사법적 대응 방안 모색"
    한의사 오진 지적에 반박 나선 한의협 "의사 오진이 더 많아"

오는 14일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의사들과 한의사들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 초음파 사용 관련 파기환송심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대한의사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대한한의사협회가 맞섰다.

오는 14일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만약 이를 허용하는 판단이 나올 경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으로 보건위생상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 환자의 생명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한의사들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통한 검사 수행 및 판독 능력이 없다는 것고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이 사건에서 한의사 A씨는 골반 초음파 진단기기를 68회 사용했음에도 자궁내막암 진단을 놓쳤다는 설명이다.

골반초음파검사에서 자궁내막암 이상 소견이 보인다면 자궁내막조직검사로 확진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 한의사는 2년이 넘는 진료 기간 동안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황성일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탐촉자를 환자의 신체에 접촉해 육안상 보이는 구조물로 평가할 수 있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라며 "해부학, 병태생리학, 영상의학적 지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나아가 X-ray, MRI 등 다양한 영상의학적 검사를 같이 시행해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가능케 해 의료법에 기반한 이원적 의료체계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내놨다. 이는 사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판결이라는 주장이다.

의협은 오는 14일 파기환송심에서 한의사 초음파기기 사용 허용 판결이 나올 경우 사법적 대응 방안을 끝까지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의협 이필수 회장은 "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로펌 등과 논의해 사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현 집행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집요하게 이 문제를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 성명서를 내고 이 같은 기자회견은 의사들의 내부정치 행위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는 한의사 뇌파계 사용 합법 판결 등으로 생긴 내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

또 의협이 해당 사건에서 한의사의 오진을 지적하는 것을 두고 오히려 의사들의 오진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오진 관련 분쟁조정 158건 중 의사가 연루된 사례가 153건으로 96.8%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한의사의 오진에 대해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의사의 오진 실태에 대한 관심과 해결방안 모색에 집중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 일 것"이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한의사의 초음파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판단을 존중하며, 파기환송심에서도 정의롭고 당연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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