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머리수 채운다고 해결될 문제는 없다"(36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3-09-28 09:39:51

평소 조용하고 일 잘 하던 김대리가 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나간다고 한다. 이유는 묻지 말아달라고 했다.

팀장의 머리 속은 순간 복잡했다.

평소 조용히 맡은 업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와 믿고 있던 팀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잡고 싶어 물었다.

나땜에 그러는 거야?라고 물으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가는 곳이 어디냐?라고 물으니 아직 말씀 드릴수 없다고 했다.

말할 수 없는 모양이니 경쟁업체냐?라고 물으니 그것은 아닙니다 라고 했다.

연봉을 많이 주냐? 물으니 조금 더 오르지만 그것이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한다

그럼 일이 힘들어서 그러냐? 그 부분도 고개를 젖는다. 누가 너를 괴롭히니? 아닙니다. 다들 좋은 분들입니다.

스무고개를 해도 맞추지 못했다. 퇴직이유처럼 복합적인 것이 없다.

팀장은 면담이 끝나고 나오면서도 내내 '이게 뭐지?' 생각이 든다.

머리 속은 더 복잡해 진다. 김대리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임원들에게는 뭐라고 말하지? 퇴사를 하면 당장 그 업무를 어떻게 하나?

2,3일후 2차 면담을 해도 더 알아낸 사항이 없으면 포기모드로 바뀐다.

포기모드가 작동되면 '누구에게 그 일을, 충원?'에 집중한다.

1) 내부에서 업무 재배치job reallocation도 생각해본다.

아주 좋은 기회로 삼는다. 이번 기회에 내부 업무재배치로 팀원들의 직무를 확장하여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한다.

이번 기회에 업무재조정job restructuring을 통해 팀 최소필요인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힌다.

재배치후 부족한 인력을 다시 산정해 본다.

2) 내부에서 업무담당재배치job rotation도 옵션 중 하나다.

강제로 job rotation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런면에서 보면 기회다.

남은 팀원들의 업무를 로테이션시키고 가장 약한 부분의 업무를 사내/외부인 채용으로 채운다.

3) 사내 다른 부서원도internal job opening 후보중 하나다.

공개적으로 사내에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원을 선발한다.

일단은 50%정도 정착율이 높다.

회사의 시스템, 조직문화, 후보의 성향까지도 검증되었기 때문에 '부족한 직무역량'만 채우면 된다. 이는 팀장이나 팀원들의 1:1지도로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4) 외부에서 같은 업무하던 경력사원을 데리고 오는 것external job opening도 강력한 충원방법이다.

제일 쉽고 그리고 어려운 방법이다.

쉽다는 것은 리더가 '그 정도 일을 할 사람은 시장에 다 있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자리가 비면 언제든지 시장에 가서 쇼핑하듯 사오면 된다. 이런 관리자도 많다.

어려운 방법은 무엇인가?

한번도 겪어 보지 않은 팀원후보와의 만남이다.

한번도 실제 일을 하는 것을 보지 못한 팀원후보와의 만남이다.

어떻게 이력서를 슈가코팅했는지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헛점을 놓친다.

한번 만나서 인터뷰해서 '그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리더를 보면 참 경박하다, 위험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게 오래 같이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과도 가끔 서로 놀라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을 선택한다는 일은 어렵고 또 어렵다.

내게 40여년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란 질문이 들어오면 나는 서슴없이 " 인재선발"이다라고 답한다.

리더들 선발은 더욱 어렵다.

그외에도 5)평소에 그 업무에 대한 정/부 담당을 임명해 운영한다 등과

6)주요 포지션에는 succession plan을 운영해 보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복잡해진 리더의 머리속에는 6가지 방법 중 몇개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법도 있고, 아날로그식으로 '이 자리를 어떻게 채워?'란 생각이 꽉 차 있을 것이다.

내 추천은 1) 2)은 어떤 경우에도 해야하고 5) 6)는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4) 카드를 부득이 하게 사용할 때는 3) 카드를 동시에 써서 회사 안팎에서 가장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직원을 그 자리에 선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빈 자리에 대한 수행할 수 있는 역량, '최소한 이 정도는 할 줄 알아야지'란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여부다.

머리수 채운다고 해결될 문제는 없다.

오히려 자리가 비어 기준없이 선발했다가 조직발전이 아니라 조직퇴보의 길로 접어든 경우를 많이 봤다.

선발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높이는 회사는 나선형이든 직선형이든 지속성장 할 것이다.

아마존에는 인재들의 기준bar을 높이는raise하는 면접관들bar raiser이 100여명이 있다.

진짜 인재를 선발해도 부족한 판인데 머리수 채우는 조직이라면 비젼을 눈 비비고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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