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ACCORD 연구 진행되나…당뇨병학회 준비 착수

발행날짜: 2023-10-12 05:30:00
  • 학회, 사용 가능 약제 등 임상 환경 변화 반영 필요성 강조
    인종 차이 등 확인 필요성도 대두…"연구 디자인 진행중"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 연구 ACCORD(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와 유사한 임상이 국내에서도 기획 단계에 들어갔다.

ACCORD 연구는 당초 구상과 달리 엄격한 목표 혈당 설정이 오히려 부정적인 임상 결과로 이어지면서 환자마다 개별화된 치료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하는 후향적 연구 대신 전향적인 연구로 기획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한국인에 보다 적합한 관리 지침이 도출될지도 관심사다.

11일 의학계에 따르면 대한당뇨병학회가 '한국형 ACCORD' 임상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뇨병학회가 ICDM 2023에서 K-ACCORD 세션을 마련, 한국인 대상 대규모 당뇨병 관련 임상 연구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2008년 첫 공개된 미국 ACCORD 임상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당화혈색소 8.1%) 1만 여명을 대상으로 혈당 목표를 6.0% 미만의 적극 치료 혹은 7.0~7.9%의 표준 치료를 받도록 한 후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비교했다.

평균 3.5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예상과 달리 엄격한 혈당 관리를 받은 환자군에서 모든 원인 사망과 심혈관 관련 사망이 증가하면서 기계적인 목표 혈당 수치 설정 및 적극 치료가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는 점을 환기시킨 바 있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ACCORD 임상은 혈당 조절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합병증이나 사망 등 실제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라며 "미국 국립보건원 주관으로 진행된 만큼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해 실제성에 접근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ACCORD는 이미 15년 전에 공개됐기 때문에 당시의 임상 환경과 현재는 다르다"며 "특히 최근 다양한 기전의 당뇨병 치료 신약들이 등장한 만큼 비슷한 설계로 임상을 진행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한국인이라는 인종적 특수성을 감안하면 동양인 대상 대규모 연구에선 또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전향적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학회 차원에서 연구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 인슐린 분비 기능이나 체질량 지수에 따른 비만 기준은 동/서양인이 다르고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서도 인종에 따른 스타틴의 효과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2015년 국제학술지 BMC에 게재된 연구는 적정 LDL-C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서양인에게는 로수바스타틴 40mg이 필요한 반면 동양인은 14.1±4.9mg에 불과하고 복용 기간도 절반에 그친다는 '차이'를 밝힌 바 있다.

동/서양인의 경우 항혈소판제 치료 효과 및 출혈 부작용에 차이가 있다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가 밝혀지는 등 각종 적응증에서 인종 문제가 대두된 만큼 당뇨병에서도 한국인 대상의 경향성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임상 연구 설계 단계에 있어 학회의 여러 임원진들과 병원들이 힘을 모아 향후 계획을 진척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잘 진행된다면 임상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만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19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 ICDM 2023에 K-ACCORD 세션을 마련했다"며 "ACCORD 연구를 주도했던 미시간대 로디카(Rodica) 교수를 초빙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당뇨병 관련 주요 연구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한국형 임상에 적용해볼 만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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