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병원 교수들 "수도권 중심 의학계 주장일 뿐"
비수도권 병원도 수련 가능…인기과 전공의 정원 확대도 주장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수련병원 전공의 정원 비율 조정 쟁점이 11일, 복지위 국정감사 첫날 거론됨에 따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정부안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대병원협회는 긴급 교육수련부장 회의를 열어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비율 조정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복지부가 추진 중은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기존 6:4에서 5:5로 전환, 이후 4:6으로 조정하는 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모았다.
앞서 내과·산부인과 등 필수과목 학회는 전공의 정원 비율 조정에 따른 의료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며 강하게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끝내 정원 조정안 제출을 거부하며 복지부에서 공을 넘긴 상태다.
반면 지방 수련병원 내 전공의 정원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높게 평가하며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방 수련병원 교수들은 한발 더 나아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정원만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외 진료과 또한 전공의 정원 확대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수련부장 회의에 참석한 한 교수는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인력충원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해당 과 전공의 정원도 증원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충북대병원 권순길 교육수련부장은 "충북도의 경우 내년도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1명 배출된다"면서 필수과목 이외 인기과에 속하는 진료과목 전공의 정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을 경우 그나마 해당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지방 수련병원의 인턴 정원 증원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방 수련병원에서 인턴을 수련받은 경우 해당 병원에 남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의료계 내에서도 지역별 전공의 정원 비율 조정을 두고 시각차가 큰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 수련병원은 기존의 전공의 정원을 뺏기고 싶지 않은 것이고 지방 수련병원은 한명이라도 늘리고 싶기 때문이다.
충북대병원 한정호 기조실장은 "수도권 대형병원 교수들이 주요 학회를 주도하고 있다보니 수도권:비수도권 5:5 비율 조정 입장도 수도권 중심의 의견이 주축이 됐다"면서 "지방 수련병원은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 기조실장은 눈 앞의 결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선순환 인력구조를 구축하는데 중심을 두고 전공의 정원 비율을 조정해야한다고 봤다.
그는 "수도권만 양질의 수련환경을 제공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불편하다"면서 "의과대학 정원은 수도권:비수도권 4:6인데 왜 전공의 정원은 그 반대인가. 이 부분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