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재활의학회, 국제학술대회 KARM 2023서 가정재활 진단
웨어러블, 무선통신 기술 접목으로 효과 증대…미래 유망 전망
의료기관 중심의 재활 치료가 홈 트레이닝(가정재활)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령 인구 및 재활 치료군의 증가 및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의 소모 문제뿐 아니라 실제 효과 면에서도 한시적인 병원 내 재활보다 상시적인 가정재활이 효과적이라는 것.
특히 웨어러블과 환자의 기능을 평가하는 센서, 피드백을 제공할 무선통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가정재활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27일 대한재활의학회는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KARM 2023)를 개최하고 재활 분야의 첨단 개념과 최첨단 기술을 주제로 가정재활의 현재 및 미래 변화에 대해 진단했다.
가정에서의 웨어러블 기술을 발표한 한스 부스만(B.J. Bussmann,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MC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환자의 운동 수행 능력과 일상생활 행동을 파악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술의 발달로 가정재활의 영역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부스만 교수는 "앞으로는 의료 비용 증가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운동 수행을 평가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할 기술이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각종 연구소부터 의학자까지 집에서 착용할 수 있는 재활 장치 개발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고 지금은 환자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의료진에게 전송해 소통하는 시스템도 구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뇌졸중 분야와 같이 특정 재활 시스템이 개발되더라도 환자 상태 평가, 회복, 중재라는 기본 메커니즘은 유지된다"며 "센서, 모니터링, 무선 전송 기술 발달로 동작의 횟수, 속도, 동작 범위 등의 모니터링과 평가가 가능해져 가정재활이 기존 치료보다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스만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2022년 발표된 뇌졸중 생존자의 상지 가정재활 관련 메타분석 연구. 재활 치료는 전문 치료사가 필요해 의료 자원 소모가 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가정재활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효과에 대한 집단적인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메타분석은 2000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MEDLINE, CINAHL, Web of Science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된 가정 기반 상지 재활 개입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 26개를 추렸다.
부스만 교수는 "26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가정재활 개입이 상지 능력 개선에서 전통적인 치료법 보다 효과적이었다(SMD 0.28)"며 "특히 두 가지 유형의 가정 기반 중재를 비교했을 때 가정 기반 기술 치료에 전기자극이 기술을 추가한 것이 이런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치료보다 상지 기능을 더 크게 향상시켰다(SMD 0.64)"고 기술 적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활동 모니터링을 권장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축적됐다는 것이 그의 판단.
부스만 교수는 "노인의 신체 활동을 증가시키고 좌식 시간을 줄인다는 개념의 웨어러블 활동 추적기가 개발됐고 효과 연구도 상당히 진행됐다"며 "웨어러블 활동 추적기는 객관적인 신체활동을 기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술적 완성도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5월 나온 메타분석 연구는 고령 인구에서 웨어러블 활동 추적기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탐구했다"며 "총 45편의 연구와 7144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웨어러블 활동 추적기는 일일 활동(SMD 0.59), 주간 활동(SMD 0.54)을 늘린 반면 좌식 시간은 줄였다(SMD -0.10)"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이런 기술에 전통적인 전화 상담과 같은 구성 요성을 합치면 웨어러블 활동 추적기를 단독 사용할 때보다 활동을 더 촉진할 수 있었다"며 "웨어러블 기기의 효과는 입증한 만큼 효과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개선할 것인지가 향후 연구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효과에 대한 입증이 끝나면서 이후 가정용 웨어러블 기기 개발과 관련한 요소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부스만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할 때 운동 시스템이 환자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어떤 운동을 포함시켜야 할지, 어떤 측정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지, 개별 환자에게 어느 정도 피드백을 줘야 하는지, 동기 부여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 문제로 남았다"며 "신체 활동을 늘리고 건강을 개선하는 개입 요소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 공개된 연구는 아급성 뇌줄중 환자에 원격 재활 시스템과 착용 가능한 모션 센서를 사용해 가정 기반 상지 재활에 필요한 사용자 요구 사항을 정의했다"며 "해당 연구는 복합 치료와 관련된 18가지 필수 요건, 운동 원칙 7가지, 운동 전달 3가지, 운동 평가 4가지, 사용성 2가지 등의 구성 요건을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환자를 위한 착용형 동작 센서를 이용한 가정 기반 상지 재활을 위한 기능적 요구사항, 필요한 운동 및 운동 방법에 대한 개요를 제공하는 연구가 나왔고 이는 가정 기반 상지 재활 중재를 개발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것. 다만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한 가정재활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당면 과제의 해결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부스만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가능성이나 가정 기반 재활은 유망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비용 효과성에 대한 증거가 제한적이고 유사한 기술에서도 가변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한계"라고 제시했다.
그는 "게다가 재활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대기업에게는 흥미롭지 않다"며 "점점 더 많아지는 개인정보 등 법적, 급여 관련 행정적 문제를 처리해야 하므로 프로토타입과 제품 개발이 더욱 어려울 뿐더러 재택 치료에서 지원되는 기술에 대한 보상은 없거나 제한적이라는 점도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