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당일 설명 위법" 법원 판결에 성형외과 "모호한 판단"

발행날짜: 2023-12-08 12:07:49
  • 안면거상 수술 후 탈모 부작용…당일 설명 이유로 의사 패소
    성형외과의사회 "모든 소송서 패소하는 기형적 법률적 지위"

수술 후 부작용으로 환자가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설명 시점'을 이유로 의사 책임으로 돌리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입장문을 내고 수술 부작용을 설명한 시점이 늦었다는 이유로 의사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수술 후 부작용으로 환자가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설명 시점'을 이유로 의사 책임을 인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안면거상 수술을 받고 심한 탈모 증상을 호소한 환자가 성형외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의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 의사는 수술 당일 수술동의서를 작성하면서 부작용을 설명했는데 이는 환자가 숙고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한 뒤 그 진료행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설명의무가 이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성형외과의사회는 이 같은 판결이 현장 의료인과 의료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당일 수술, 당일 퇴원하는 의료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성형외과의사회는 "상당수의 외과적 처치 및 수술이 수술 당일 외래를 통해 진행되고 수술 후 약간의 회복 시간을 거쳐 퇴원하는 상황"이라며 "수술 당일 발생 가능한 합병증을 설명하는 것이 환자가 수술을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는 이번 판결은 의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로 수술은 과실이 없어도 환자가 합병증이나 주관적인 불만족이 생겼을 때마다 판례를 악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환자가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 의료인은 모든 의료 소송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인 법률적 지위를 얻게 된다는 것,

성형외과의사회는 "이번 1심 재판부의 판결은 뚜렷한 법률적인 근거 없이 '충분한 숙고의 시간'이라는 다소 모호한 판단으로 의료인에게 배상 판결을 내렸다"며 "재판부가 의료법과 관계 법령에서 명시하지 않은 새로운 보편적인 기준을 세운다면 의료 현장의 전문가들과 상의해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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