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과 통합 결정' 배경 설명
한미그룹은 1일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한미의 확고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이번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두 아들이 이번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을 신청한데 대해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최근 사내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설명했다는 것.
아울러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임성기 회장 세상을 떠나기 전 손주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에 '포스트 임성기 리더십의 향방'과 '그룹의 지향점'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며, 송영숙 회장의 메모를 공개했다.
"우리가 제약, 신약 R&D에 최선을 다하고, 참 많은 약들을 개발했지만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너무나 많다. 이제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어 나가라.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거라. 그것이 너희들의 숙제이자,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이처럼 임성기 회장이 손주들에게 남긴 마지막 당부는, 한미그룹의 중심에 '신약개발'과 'R&D'가 단단히 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임성기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는 송영숙 회장 가족의 고뇌를 깊게 했고, 장녀 임주현 사장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아버지가 남긴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송 회장과 깊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즉 이때 제시된 'OCI그룹과의 통합안'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주의 유산인 '한미의 DNA'를 지키며 R&D 중심 제약기업으로 단단히 서는 최선의 방안으로 판단된다"는 송영숙 회장의 결단으로 급진전됐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역시 만장일치라는 의사 결정으로 힘을 실었다는 것.
특히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서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한미그룹이 통합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송영숙 회장은 통합 발표 이후 한미 임직원들에게 띄운 글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회사가 한미 가족 여러분 삶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는 약속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가족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또 "오직 'R&D'를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그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에 담긴 '한미의 비전'을 영원히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