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의정 갈등에 판관비 폭증한 제약사들…영업이익 곤두박질
의정갈등 장기화로 국내 제약사들의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폭증하면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매출 등 외형을 키우는데는 일정 부분 선방했지만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다.지난해 제약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는 매출원가의 상승에 더해 판관비의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메디칼타임즈가 1일 국내 81개 제약·바이오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 기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9.3%로 지난해 10.6%에 비해 1.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총 합산 매출액은 35조 7035억원을 기록해 지난 2023년 32조 723억원에 비해 11.3% 성장한 반면 총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3조 3302억원으로 전년 3조 3921억원에 비해 1.8% 감소한 것.이같은 영업이익의 감소는 결국 매출 상승에 비해 매출원가와 판관비 등의 지출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다만 매출원가율의 경우 소폭 상승한 반면, 판관비율의 상승폭이 더 커 의정‧갈등의 영향에 따른 신규처 확보 등에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원가율은 소폭 증가…57개사 원가가 매출 절반 차지지난해 국내 제약기업 81개사의 총 합산 매출원가는 20조 5083억원으로 전년 18조 3863억원에 비해 11.5% 증가했다.이는 결국 매출액의 상승폭보다는 매출원가의 상승폭이 더 컸다는 의미다.매출 원가는 제품 및 상품 등의 매입 원가 또는 제조 원가 등이 포함되며 매입과 제조에 직접 소요된 제비용까지 들어간다.결국 매출 원가율이 증가할수록 매출 총 이익은 줄어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의 증가에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의 매출 원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지난해 역시 매출 원가 증가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특히 81개 대상 기업 중 지난해 절반이 넘는 57개 기업이 매출원가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실제로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어서며 사실상 영업이익을 거두기는 불가능한 수준이기도 했다.또한 원료의약품 전문 기업인 화일약품이 91.2%로 높은 수준이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88.4%, 국전약품이 84%, 바이넥스가 83.6%, 광동제약이 81.8%, 폴라이스AI파마가 81.1%로 80%가 넘는 매출원가율을 나타냈다.반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에 집중하는 휴젤은 23%, 파마리서치는 28.2%로 매출원가율이 30% 미만을 유지하기도 했다.이외에도 위더스제약이 36.2%, 삼아제약이 36.4% 팜젠사이언스가 36.9%, 하나제약이 37.3%, 안국약품이 38.1%, 진양제약이 38.3%, 서울제약이 38.5%, 동구바이오제약이 39%, 메디톡스가 39.2%로 40% 미만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다만 대상 기업들의 합산 매출원가율은 57.4%로 전년 57.3%에 비해 0.1%p 증가한 것으로 그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았다.이에 매출원가율의 상승보다는 판매비 및 관리비의 증가가 더욱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정갈등 영향에 판관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81개사가 지난해 판매비 및 관리비(이하 판관비)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10조 8707억원으로 전년 9조 3830억원에 비해 15.9% 증가했다.결국 매출과 매출원가의 증가 보다 판관비의 증가가 더욱 컸던 것.실제로 81개사 중에서 58개사는 전년 대비 판관비의 지출이 더 컸으며 이를 축소하는데 성공한 기업은 23개사에 불과했다.이에따라 81개사의 합산 판관비율은 30.4%로 전년 29.3%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중 삼성제약의 경우 판관비율이 78.1%에 달했으며,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67.1%, SK바이오사이언스가 63.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여기에 서울제약이 58.6%, 위더스제약이 58.3%, 팜젠사이언스가 56.9%, 동구바이오제약이 55.9%, 명문제약이 55.3%, 안국약품이 54.6%, 한국유니온제약이 54%, 경동제약이 53.2%, 일성아이에스가 53%, 알리코제약이 52.7%, 동아에스티가 52.3%, 하나제약이 51.5%, 동성제약이 51.4%, 진양제약 51.3%로 매출의 절반 이상의 판관비로 지출했다.판관비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직‧간접 판매 비용과 영업활동을 위한 관리 비용 모두를 합한 비용이다.즉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서 이를 적절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다만 판관비의 증가에도 매출의 상승폭이 크지 않으면 그만큼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제약기업들은 이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상황이다.지난해의 경우에는 의정 갈등 등의 영향으로 이같은 판관비의 증가를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이는 상급종합병원 외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영업 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처방처를 확대했고, 이에 따른 비용 역시 증가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아울러 일부 기업의 경우 판관비에 포함되는 연구개발비의 확대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실제로 유한양행,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들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를 전년 대비 큰폭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이에따라 지난해 매출에 비해 실익을 거두지 못한 제약사들이 올해에는 어떤 방법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지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