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의료진, 학회 활동 참여 냉담한 분위기 타계책 일환
"학술 단체 고령화 추세…위원회 참여로 무거운 분위기 타개"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 하는 MZ세대가 등장하면서 의료계 학술단체에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특명이 떨어졌다.
임원진뿐 아니라 각종 분과 위원회 위원들도 중장년층이 주축을 이루면서 학회들도 점점 고령화 추세로 가고 있다는 것.
학회 활동에 소극적인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부 학회들은 차세대위원회나 미래위원회와 같은 방안을 도입하고 나섰다.
11일 의학계에 따르면 젊은 의료진의 학회 참여 독려를 위한 목적으로 위원회 신설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먼저 대한종양외과학회는 차세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백정흠 종양외과학회 이사장(가천대 길병원 외과)은 "학회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요즘은 40대 중후반이 돼도 어린 축에 속한다"며 "40세 전후의 의료진들은 중장년 층에 비하면 경험이 부족할지 모르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아이디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AI부터 디지털 치료제까지 의료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학회들도 이런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한다"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고, 새로운 것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접하고 포용도가 높은 이들을 학회의 인재로 발굴하기 위해 차세대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선배 세대들과 함께 하면 아이디어 제안, 창의적인 연구 주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부담될 수도 있다"며 "차세대위원회는 말 그대로 젊은 인재들에게 장을 열어주기 위해 비슷한 또래로만 구성된다"고 밝혔다.
국내 학술단체는 최근에서야 젊은 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고 있지만 앞서 점진적인 고령화 시대를 거친 주요 해외 선진국의 학술단체들은 젊은 의사들을 위한 별도 그룹을 이전부터 운용해 왔다는 게 그의 설명.
내분비학회도 학회 최초로 45세 이하로만 구성된 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하정훈 미래이사(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내분비학 자체에 대한 인지도, 선호도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내분비내과 전공 지원율이 하락하고 있어 후배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미래위원회를 대책으로 꺼내들었다"고 밝혔다.
미래위원회는 45세 미만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의대생을 대상으로 내분비 전문 진료 영역 홍보를 맡아 전임의 지원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계획이다.
이어 의대생 캠프나 의대생과 내분비학 실험실을 연계하는 프로그램, 연구 지원 매칭 시스템, 해외 학회 참석 기회 우선 제공 등으로 내분비내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도할 예정이다.
세대 격차 해소에 이어 지역, 성별 격차 해소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올해 16대 집행부가 출범한 대한간학회는 다양한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당면한 국내 의료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인의 지역 의대 이사진과 2인의 여성 이사진을 포진시켰다.
김윤준 이사장은 "지역과 성별에서 쏠림이 없는 균형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젊은 의료진에서 여성 연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여성의 학회 참여는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연구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학회 활동 및 회무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드리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며 "그런 의미로 여성, 지역 이사진을 역대 최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 역시 미래를 위한 준비로 여의사 특임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여성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 멘토링 제공을 통해 학회 회무에 참여토록 독려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