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밭병 치료제 시장 경쟁 가열…의료진 선택도 갈려
당뇨 동반한 환자 체형 선택 기준 될 듯…병용요법도 주목
자디앙 등 SGLT-2 억제제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만성 콩팥병 치료제를 둘러싼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로 활용되는 SGLT-2 억제제들이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임상 현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케렌디아 등 신약까지 등장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때로는 이들 조합의 '병용요법'이 주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병‧의원 만성콩팥병 치료에 있어 주요 치료제로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을 꼽는다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베링거인겔하임)과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다.
포시가가 2021년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 중에서는 최초로 만성콩팥병 적응증을 획득한 데 이어 자디앙도 2023년 하반기 마찬가지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내분비내과 뿐만 아니라 신장내과 중심 병‧의원 치료영역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했다.
이는 말기 콩팥병의 원인 중 당뇨병이 가장 높은 비율(38.6%)을 차지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다만, 포시가의 경우 국내시장 철수가 예상되면서 일단 SGLT-2 억제제 오리지널 품목으로서 자디앙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성콩팥병 환자 상당수가 '당뇨병'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SGLT-2 억제제 활용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혈압을 조절해 신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약제와 함께 혈당 조절을 위한 처방이 이뤄졌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월부터 국내 허가 2년여 만에 케렌디아(피네레논, 바이엘)이 출시되면서 임상현장의 선택지가 늘어났다.
신장내과 중심 병‧의원에서는 만성콩팥병을 대상으로 치료제 선택에 갈림길에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임상현장의 주요 치료제 선택기준은 무엇일까.
SGLT-2 억제제 혹은 케렌디아와 함께 이들을 병용하는 3가지 선택지가 있는 가운데 환자 별로 맞춤 처방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케렌디아의 경우 2형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치료제로 급여가 된 만큼 요검사를 통한 2형 당뇨병 동반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임상현자에서 관련 시스템을 갖췄다면 요검사를 통한 추가적인 행위수가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건양대병원 황원민 교수(신장내과)는 "SGLT-2억제제 계열 치료제와 케렌디아는 기전이 다르고 어느 것이 우세하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면서도 "명확하지 않지만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하에 BMI 수치가 높은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에 대해서는 체중감소 효과까지 가진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를 우선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황원민 교수는 "반면, 마른 체형의 당뇨를 가진 만성콩팥병 환자는 케렌디아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케렌디아는 고혈당에 의해 생기는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유"라며 "웬만해서는 두 치료제를 함께 병용하는 방법도 분명한 이점이 예상되기 때문에 하나의 선택지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SGLT-2억제제와 케렌디아 병용요법이 치료적 이점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병용요법 연구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대한신장학회 김성균 총무이사(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는 "SGLT-2 억제제와 케렌디아는 기전이 다른데 분명히 병용했을 때 이점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인데 2~3년 후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