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정지하지만, 유예 전망…의사 총파업 불붙나
박단 전공의 대표 "달라질 것 없어...돌아가지 않는다"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에 내린 전공의 사직서 금지 명령을 철회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직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료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는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진행한다. 브리핑에서는 전공의 복귀 대책 등이 거론될 예정이다.
이날 정부는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처분과 함께 업무개시명령,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기존의 명령을 철회하는 식이다.
사직서 수리 금지로 전공의들이 발이 묶이면서, 오히려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는 의료계 우려가 받아들여진 모습이다.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대신 이들에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지만, 집행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퇴로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복지부는 복귀를 원하지 않는 전공의를 일반의로 다른 병·의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이탈 기한에 맞춰, 이탈 전공의들에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실제 면허정지 효력은 유예하는 식이다. 면허정지를 내리되 일정 기간 효력을 유예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집행하지 않는다는 것.
만약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명령이 그대로 내려진다면 의사 총파업이 가속화 할 전망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총파업에 준하는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조치에도 전공의들이 각자 현장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은 전날 내부 입장문을 통해 이날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하던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애초에 다들 사직서 수리될 각오로 나오지 않았느냐. 사직서 쓰던 그 마음이 아직 생생하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지금까지 유보되었을 뿐"이라며 "또 무언가 발표가 있을 것 같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안 돌아간다. 잡아가도 괜찮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밝혔다.
또 이날 SNS를 통해 "정부는 석 달이 넘게 매번 검토·논의 중이고만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건 보건복지부건 왜 하나같이 무의미한 말만 내뱉는지 모르겠다"며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든 행정 처분을 내리든, 뭐라고 하던 궁금하지 않다. 전공의들을 하루라도 더 착취할 생각밖에 없기 때문이다. 응급실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