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1만명 떠난 초유의 사태, 비상체제 고려해 병원 피해 최소화"
"병원협회 등 의료계 의견 수렴해 내년도 의료질평가 지표 개선"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운영 중인 병원 상황을 고려해 내년도 의료질평가에서 인력 기준을 완화하는 등 지표 개선에 착수한다.
17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관계자는 복지부 전문기자협회를 통해 "전공의 이탈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 중인 병원의 피해가 없도록 내년도 의료질평가 지표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의료질평가는 지난 6월 의료기관에서 제출받아 분석하는 단계로 오는 12월에 발표할 전망이다.
문제는 올해 지표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내년 의료질평가다.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 전공의 1만명이 병원을 떠난 역대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의 상황은 평시와 다른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라며 "병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고려해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초에 비상진료체계 발표하면서 내년 의료질평가에 의료기관 불이익이 없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내년 평가와 관련해 아직 의료질평가 심의위원회에서 상세하게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라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단기간에 대규모 전공의가 사직한 상황을 고려해 인력 기준을 완화하는 등 특수 상황에서 발생한 불이익을 감안해주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복지부는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의료질평가 지표를 개선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료질평가 지표 개선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계 의견도 들어보려 한다"며 "의료 현장에서도 각각의 병원마다 상황이 모두 달라 병원협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기는 예년과 같이 진행돼 5월쯤 최종 지표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의료계와 수차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의료질평가는 정확하게 언제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내년에도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검토할 부분이 많아지면 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평가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실적을 기반으로 일정한 시기에 진행되다 보니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며 "의료기관도 언제쯤 되면 시작하는 등 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을 지나치게 넘어가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질평가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삭제된 건과 관련해서는 "1차 심의 결과 삭제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며
정부는 지난해까지 입원전담전문의를 시범적인 지표로 반영했다가 올해부터 본지표로 적용했지만 1년 만에 지표를 삭제했다.
지난 5월 초 의료질지원금 심의위원회를 통해 논의한 결과 '인력 수급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의 중심병원 개편은 단순히 입원전담 전문의를 늘리는 것보다 보상이나 인력, 평가 등이 다 같이 융합된 과제"라며 "그런 과정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녹여내야 한다. 의료질평가 지표에서 없어졌다 해도 수가 제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원전담전문의의 수가는 인정하면서 병원 현장 의견을 수렴해 의료질평가 지표에서 개편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