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소수 기업으로 자금 쏠림…스타트업 이중고
글로벌과 국내 바이오 투자 집중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소수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바이오협회는 12일 국내외 바이오기업의 투자 현황 및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신광민 산업육성팀장 및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 김영호 투자심사역, 한국과학기술지주 김상욱 그룹장 등이 참여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않았고 VC는 임상 리스크가 낮고 조기 매출이 가능한 기업으로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초기 바이오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글로벌 바이오 투자 규모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큰 반등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2025년 글로벌 바이오 투자 규모는 큰 반등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하지만 실제 투자 대상은 극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양극화 구조가 강화됐고, 시드·시리즈A 투자 비중은 늘었음에도 전체 투자 건수는 줄면서 시장 선택 기준이 훨씬 까다로워졌다.국내 민간 바이오·의료 투자 역시 2021년을 정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비중은 22%대에서 현재 17% 수준까지 내려왔다.다만 최근 증시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소폭 반등 조짐이 나타났으나 초기 기업 투자는 계속 위축된 상태다.초기 기업 대상 VC 투자 비중은 2019년 32.5%에서 2025년 14.7%까지 하락했다. VC 투자 비중은 간단히 말해 전체 벤처투자 금액 중 특정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투자기관들이 임상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신약개발 기업보다 검증된 기술·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에 집중하면서 자본 공급의 불균형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IPO 시장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 수는 2020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고, 특히 신약개발 기업 비중이 낮아지면서 의료기기·체외진단·디지털헬스 기반 기업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됐다.또한 최근 상장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환사채·우선주 등 메자닌 투자 확대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이는 상장 이후에도 성장자본이 흡수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실제 일부 바이오기업은 기관투자자의 장기 검증과 자본 투입이 결합하면서 주가와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사례도 확인됐다.반면 상장 실패 사례를 보면 기술력만으로는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이 명확해졌다.시장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임상 유효성 입증이 부족한 경우, 이중맹검 프로토콜 위반으로 데이터 신뢰성을 잃은 경우 등 다양한 요인이 상장 불승인으로 이어졌다.기업은 기술뿐 아니라 시장성, 사업성, 특허·독점권 확보 여부까지 요구받고 있으며, 특히 임상 데이터의 일관성과 검증 가능성이 상장 심사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종합하면 현재 바이오 투자와 상장 흐름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 시장 진입 전략, 수익 구조, 데이터 신뢰성 등을 중심으로 판단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연구진은 "기업이 외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 기준 변화에 맞춘 준비와 명확한 사업·임상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