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국제술기교육센터, 국산 수술로봇 핸즈온 워크샵
"기존 장비와 격차 좁혀...합리적 가격 등 장점으로 승부"
국산화에 성공한 수술로봇이 국제 무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가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개발도상국에서 도입되면서 술기를 배우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의료진이 등장한 것.
로봇수술의 대명사처럼 된 다빈치로봇에 견주어도 특별히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게 국내에서 펠로우십을 진행하고 있는 해외 의료진들의 평가다.
24일 서울성모병원 가톨릭국제술기교육센터는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를 대상으로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 핸즈온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샵은 국산 수술로봇의 성장과 발전을 주제로 국제적으로 로봇수술의 메카로 꼽히는 서울성모병원이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익힌 로봇수술 관련 술기와 이론을 국산 수술로봇에 적용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2020년 부인과, 외과 대상 행사 이후 4년만에 진행된 만큼 정밀성과 편의성 등의 성능 개선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행사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3명의 펠로우가 함께 했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로봇수술센터장)는 "해외 의료진에 술기 관련 연수를 하면서 국산 수술로봇을 직접 사용했다"며 "직관적으로 만들어져 사용이 쉽고 기존의 외산 장비와 비슷한 사용성을 제공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술로봇은 수술 부위를 화면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해상도가 좋아야 하는데 과거엔 HD 화질에 이르지 못했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반면 오늘 경험으로는 국산 기기도 HD급으로 향상됐고 기구의 움직임도 완벽하진 않지만 많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빈치 장비와 운용 방식이 비슷해 다빈치로 술기를 익힌 의료진이라면 불편감 없이 레보아이도 운용할 수 있다"며 "특히 외산 장비의 경우 한대당 가격이 20~30억원에 달하고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이 억 단위가 들어가지만 국산 장비는 절반 가격으로 매우 합리적인 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레보아이는 해외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활로를 뚫고 있는 만큼 사우디 아라비아 등 다양한 개발도상국에서 충분히 도입할 만한 여력이 있다는 것. 비슷한 이유에서 국내의 종합병원급의 도입도 기대된다.
송교영 교수는 "2023년 12월 기준 국내 병원 규모별 수술로봇 설치 현황을 보면 총 165대가 보급됐다"며 "상급종합병원은 95대, 종합병원은 60대, 병의원은 10대로 상급종합병원의 보급율은 98%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은 높은 수익성과 기술 도입의 선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초기부터 기기를 적극 도입했지만 종합병원급은 비용과 인프라 문제로 그렇지 못했다"며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술로봇의 도입 비용 및 운영 비용 절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레보아이는 시스템 도입 비용부터 소모품, 유지 보수 비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도 종합병원급을 중심으로 도입이 점차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펠로우십 과정에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의료진 또한 비슷한 판단이었다. 다빈치 로봇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저렴하기 때문에 도입의 우선순위로 꼽힌다는 것.
웨디안 알하즘(Wedyan Alhazm) 펠로우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수술로봇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용 효율성과 트레이닝 가능 여부를 본다"며 "안정적 운영을 위해 초기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충분한 의료진 트레이닝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이유에서 레보아이는 좋은 선택지라 판단된다"며 "실제 경험해 본 바로는 다빈치 장비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