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 매개 변수 조합 및 분석으로 두 살 전에 위험 예측
검증 연구에서 정확도 80% 기록…첫 웃음 등 예측 요인
영유아 검진 결과 등 최소한의 의료 기록만으로 2살 미만의 어린 아기의 자폐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지속적인 체크리스트 점검과 평가 척도 적용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0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조기 진단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의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01/jamanetworkopen.2024.29229).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동반하는 신경 발달 장애로 유병률은 1%대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평균 진단 연령이 60.48개월로 아이가 5~6살이 되어서야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 조기 개입할 수 있는 연령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는 복잡한 진단 도구에 기인한다. 현재 영유아의 자폐증 진단을 위해서는 체크리스트(M-CHAT-R/F)는 물론 부모의 발달 상태 평가, 자폐층 평가 척도 등의 선별 도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도구는 대부분 영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종, 국가별 차이가 나타나며 부모의 발달 상태 평가도 주관적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 크리스티나 타미미에스(Kristiina Tammimie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예측 모델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만약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나타나는 예측 요인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킬 수 있다면 빠르고 정확하게 조기 진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 26개주에서 31개 대학병원을 찾은 3만 660명의 영유아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화 가능한 머신러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XGBoost 방식을 활용한 오토메드에이아이(AutMedAI)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 모델을 1만 4790명의 참여자로 구성된 독립적인 데이터 세트를 통해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은 2세 미만의 영아들이었다.
그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은 수신자조작특성 곡선하면적(AUROC)가 0.895로 매우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AUROC는 인공지능 성능 평가의 대표적인 지표로 1에 가까울 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민감도 80.5%, 특이도 82%로 강력한 성능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독립 코호트 데이터에 대한 검증에서도 AUROC는 0.790으로 범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인공지능 모델 검증이 영유아 검진 등 기존에 이미 확보돼 있는 의료 기록 등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른 평가 척도나 도구를 활용하지 않아도 이미 병의원에 보관돼 있는 데이터만으로도 80%의 정확도로 자폐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경우 조기 진단과 개입이 예후를 크게 바꿀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다른 평가 도구 없이 최소한의 의료 정보만으로 자폐 위험을 80%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연구가 2세 미만의 영아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