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후보 우세하지만…대의원 박단 경계 여론 변수
임 전 회장 지지층 50표도 변수…결선 시 영향력 부각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을 결정하는 투표가 오늘(13일) 오후 3시에 이뤄지는 가운데 4명의 후보 중 누가 비대위를 이끌어가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선거가 전공의 지지를 얻은 박형욱 후보가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우세로 관측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형욱 후보는 정치 욕심 없이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키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 같은 의견에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동의했다.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의대생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표 전부터 이들의 지지를 얻는 박 후보가 고지를 선점하게 된 것.
하지만 이 같은 전공의 지지가 오히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의원들 사이에서 박 위원장이 의협 내부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있다는 불만도 있기 때문.
임현택 전 회장 탄핵에 대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릴 당시, 반반이었던 대의원회 여론에 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연속으로 성명서를 내고 임 전 회장 탄핵을 위한 의협 대의원회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더해 박 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그가 비대위원장 선거에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 의협 대의원회가 박 위원장에게 한 사람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총 당시 탄핵에 반대표를 던졌던 50명의 임현택 전 회장 지지층 표심도 변수다. 그동안 있었던 임 전 회장과 박단 위원장의 갈등을 보면, 이들의 표심이 박 위원장이 지지한 후보에게 갈 리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날 SNS 계정을 되살린 의협 임현택 전 회장은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왜 필요하냐"며 대전협 박단 위원장을 저격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 등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는 것.
또 그는 의협이 근본적으로 변하기 위해선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위한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협 한 대의원은 "결선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아무래도 전공의들이 지지한 박 후보가 우세하겠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과반 득표일 정도로 압도적이진 않다고 본다"며 "더욱이 일부 대의원들 사이에서 박 위원장의 지나친 의협 내부 정치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그동안 결선 투표는 1차 투표보다 투표율이 떨어져 왔고 이렇게 되면 임 전 회장 지지층인 50표가 더욱 부각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박 후보가 대내외적인 인식도 좋고 이렇다 할 결격사유도 없으니, 그의 우세 속 여러 변수가 어느 정도까지 작용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