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에 새로운 딥러닝 진단 인공지능 모델 공개
1758명 환자 대상 데이터 학습…주니의 의사 앞서
의료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고도화되면서 마침내 진단 부분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넘어서는 정확도를 기록해 주목된다.
진단 정확도면에서 이미 주니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뛰어넘고 10년차 이상의 시니어 전문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지시각으로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쳐(Nature Communications)에는 무릎 진단에 대한 새로운 의료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467-024-51888-4).
무릎 관절은 이른바 경첩 관절로 인체 부위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는 관절 중의 하나다.
이로 인해 반월판 파열부터 전후방 십자인대 파열, 측부 인대 파열, 슬개골 손상, 관절 삼출 등 수많은 질환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질환의 진단은 관절경 검사가 표준으로 정립돼 있다. 하지만 관절경의 경우 침습적 행위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추가 외상 및 합병증 위험이 높아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자기공명영상(MRI)다. 그러나 무릎의 복잡한 구조로 인해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면 질환을 놓칠 위험이 있다.
이에 대한 인공지능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MRI 판독 자체가 노독집약적이라 전문의들의 피로감이 큰 데다 숙련도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첸하오(CHEN Ha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딥러닝을 통해 12가지의 무릎 질환을 분류하는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성능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진은 일단 17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상면과 관상면, 축면의 T1 가중, T2 가중, 양성자 밀도 가중(PDW) MRI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MRI 시퀀스 전체에 걸친 Co-Plane Attention(CoPAS)을 통합해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후 다양한 무릎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 연구에 들어갔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처음에는 MRI 데이터만 주고 단독 진단을 하게하고 나중에는 인공지능 모델의 도움을 받아 진단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인공지능 모델이 영상의학과 전문의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AUROC(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는 0.78을 기록했다.
주니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정확도가 0.65였다는 점에서 이미 이 수준을 뛰어 넘은 셈이다.
마찬가지로 경력 10년차 이상의 시니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0.80을 기록했다. 인공지능 모델이 사실상 시니어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 인공지능 모델을 전문의들에게 제공한 것만으로 진단 정확도 평균이 0.73에서 0.79로 크게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주니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인공지능의 도움만으로 시니어 전문의와 동등한 수준의 진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첸하오 교수는 "이 인공지능 모델은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동등한 수준의 진단 능력을 보여줬다"며 "또한 주니어 전문의에게 제공한 것만으로 진단 정확도를 크게 올리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