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위기 'AI 헬스케어 시대' 개막…패러다임 전환

발행날짜: 2025-04-25 05:30:00
  • 전공의 사직 여파 의료공백…의료현장에 AI도입 계기 마련
    향후 의사-환자간 소통 시간 확보 등 긍정적 영향 기대

2024년 의정갈등은 의료현장에선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료공백을 초래하면서 의료계 위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낳았다. 일선 병원들이 의료공백 대안으로 AI기술 도입을 가속하면서 의료현장에선 조용한 혁명이 진행 중이다.

24일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가 급증한 중소병원들은 의료현장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다. 가령,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예진 역할을 맡김으로써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돕는 식이다.

2024년 의료대란 여파로 의료공백이 극심해지면서 의료현장에 AI를 적극 도입,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세종병원의 경우 흉부방사선촬영 판독 보조, 유방촬영 판독보조, 뇌졸중 진단보조 등 AI를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이내 심혈관계 진단을 보조하는 AI를 통해 심정지 발생 위험도 낮추고 있다.

부민병원이 건립 중인 프레스티지 라이프케어센터는 AI를 활용한 영상판독·실시간 내시경 자료 분석·디지털 병리 판독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한 중소병원장은 "환자 진료에 AI기술을 적용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라며 "AI가 1차적으로 예진 역할을 해주면서 진단에서 처방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대란 이후 중소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를 소화하는데 AI가 상당한 역할을 했고, 또 의료공백을 메꿔야 한다는 강력한 '수요' 때문에 AI 도입이 가속화됐다고 했다.

대형 대학병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AI와 의사가 함께 성장하는 '공진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AI 로봇수술 보조 시스템은 수천 장의 수술 영상을 학습해 최적의 절개 경계를 제시한다. 이는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조직 손실이나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초로 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요약해 자동으로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시스템이다.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상황에서도 의료진의 긴박한 대화가 자동 기록되어 환자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영학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은 "AI 기반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진료 과정에서 휘발되는 수많은 음성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기록, 저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의 목소리까지 반영된 정확한 증상 정보가 의료 질을 높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와 더불어 외국인 환자를 위한 AI 통합진료플랫폼도 구축했다. 8개 국어 자동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플랫폼은 암과 장기이식 등 중증 외국인 환자들의 진료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이 패러다임 전환은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닌, 의료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이 도입한 'AITRICS-VC'는 환자 상태 악화를 최대 6시간 전에 예측해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유방암 진단 AI '루닛 인사이트 MMG'는 96~99%의 정확도를 확보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감소로 위기를 맞았지만, 역설적으로 의료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됐다"며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은 오히려 높아지는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의료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의사-환자간 소통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인간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의료현장의 변화가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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