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신년하례회 개최…정부·정치권 "의료 정상화 위해 소통"
정은경 장관 신뢰 회복 약속…여야 의원들 "의료계 동반자 될 것"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재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정치권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정상화 및 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의료계와의 파트너십 구축을 촉구했다.
8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공동 주최한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이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과 필수의료 개혁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축사를 통해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부터 환자 안전을 위해 헌신해 온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 한 해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있었던 갈등과 그 과정에서 남은 상처를 인지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다만 이러한 갈등의 기저에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국민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의 사명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현재 우리 보건의료계가 직면한 과제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의료 및 돌봄 수요 급증, 응급의료·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공백, 지역 간 의료 격차 심화 등을 꼽았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1차 의료마저 위협받는 위기 상황임을 진단하며 AI 등 신의료 기술의 안전한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 조성과 지역 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필수의료에 대한 적정한 수가 보상,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국립대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육성을 통해 의료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장관은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어려운 정책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한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계가 제안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의료 전달체계 개선, 재정 효율화 방안 등에 대해 복지부 역시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장관은 "지금이 의료를 개혁해야 되는, 개혁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고 어찌 보면 마지막 시기일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정부도 공유하고 있다“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가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나 국회의 많은 도움과 참여,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그런 많은 문제점을 해결함에 있어 최선의 방안이 당장 실행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만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차선이라도 시작해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인 만큼, 전문가들의 고견을 소통하고 경청해 합리적인 개혁 방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을 약속했다. 이중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공감하면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특사경법 도입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의사들의 헌신을 높게 평가하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필수의료 분야가 행복하게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의료와 공공의료를 살리는 데 필요한 입법과 예산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협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며 의료계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나타냈다. 또 실손보험 관련 토론회 개최와 사무장병원 근절 법안 발의 등 그간의 활동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 정책뿐 아니라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입법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정책적 언어를 넘어 생명의 언어로 소통하며 의료계의 목소리가 입법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모든 정책이 선의에서 시작되더라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보다 정교하고 신중한 정책 설계를 위해 의료계와 천천히 소통하며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4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계의 어려움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의료계를 정책의 동반자로 예우하며 산적한 현안들을 함께 풀어가겠다는 의지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올해가 한국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의협에 사회적 합의로 마련돼 진행 중인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필수의료법과 의료 분쟁 조정법 등 입체적인 정책 추진을 통해 의료 대란의 상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지역 의사제와 공공의대 등 현안을 언급하며, 배우자가 소아과 의원을 운영 중인 점을 들어 의료계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과 의료인 모두가 행복한 의료 개혁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설명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제네바 선언을 인용하며 의료계의 자유 의지와 명예를 존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와 의대생 등 다음 세대 의사들의 수련 환경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원로 의사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