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중개·사설 플랫폼 의존 증가…약국 개설 사기 주의보
고액 권리금·정보 비대칭 구조 경고…전문가 "사전 검증 필수"
약국 개설을 도와주겠다며 약사를 속여 수천만원을 편취한 중개인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민사부(판사 노유경)는 최근 약사 A씨가 중개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피고에게 총 53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약국 인수·개설 및 신축 상가 투자 중개인처럼 행세했으나, 실제로는 약국 개설이나 투자에 관한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그는 약사인 A씨를 상대로 약국 개설이 가능한 것처럼 기망했고, 2025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계약금·투자금·대여금 명목으로 총 4300만원을 지급받았다.
또한 B씨는 같은 해 4월 14일과 15일 A씨에게 투자 수익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했으나, 해당 약속 역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이를 불법행위에 따른 편취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의 기망 행위로 인해 약사 A씨가 금전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편취금 4300만 원과 약정금 1000만 원을 합한 5300만 원 전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은 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25년 7월 23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법정 지연이자를 적용하도록 했다. 소송비용 역시 전액 B씨 부담으로 정했다. 판결은 가집행이 가능하다.
이번 판결은 약국 개설을 둘러싼 불투명한 중개 관행에 대해 법원이 명확한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약사 개인을 상대로 한 투자·개설 사기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실질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근 이처럼 약국 개설을 둘러싼 사기 사건이 잇따르면서, 약사 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개설 과정에서 비공식 중개인이나 사설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뤄질 경우, 계약 구조와 실제 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분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계에 정통한 변호사 A씨는 "약국 개설 계약은 타 업종에 비해 권리금 규모가 크고, 병·의원 처방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며 "여기에 병·의원 개설 정보나 상권 관련 핵심 정보가 비공개로 유통되고, 사설 중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사기 위험을 구조적으로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개인의 설명만을 신뢰해 선금이나 투자금을 지급하는 경우, 실제 이행 능력이나 계약 실체를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개설 전 단계부터 계약서 검토와 자금 흐름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