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고혈압 글로벌 보고서 통해 국가별 성공 사례로 한국 지목
고혈압 치료율 74%로 5배·혈압 조절률 56%로 11배 '퀀텀점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고혈압 조절 분야에서 국가적으로 성공한 세계 최고의 사례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전 세계적인 고혈압 관리의 선도 국가로 지목하며 그 성공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전 세계 14억 명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 중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는 비율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한국은 불과 30여 년 만에 고혈압 조절률 5%에서 59%라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
WHO는 최근 발간한 '2025 고혈압 글로벌 보고서'의 국가별 성공 사례(Country success stories) 항목을 통해 한국을 전 세계적인 고혈압 관리의 상징적인 성공 모델로 제시했다.
전 세계 30~79세 성인 고혈압 환자 14억 명 중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는 인구는 약 3억 2천만 명에 불과하다.
1990년 한국의 국가 혈압 조절률 역시 5% 수준에 머물렀고 고혈압으로 인해 예방 가능한 뇌졸중과 심장마비 사망자가 매년 다수 발생했으며,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았다.
임상의를 위한 표준 치료 프로토콜이 부재했고, 약제비 부담은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한국의 고혈압 관련 지표는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됐다.
1990년 16%였던 고혈압 치료율은 2022년 74%로 약 5배 증가했다. 혈압 조절률의 상승 폭은 더 컸다. 1990년 5%에 불과했던 고혈압 조절률은 2022년 56%를 기록하며 11배 이상 상승했다. 식습관 개선 측면에서도 2005년부터 2022년 사이 나트륨 섭취량이 44%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국민 건강 지표의 개선으로 나타났다. 연령 표준화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과거 대비 74% 하락했다. WHO는 고혈압 관리가 이러한 사망률 감소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시사했다.
국가 단위 고혈압 조절률이 50%를 상회하는 국가가 소수라는 점, 5%에 불과했던 고혈압 조절률 약 30년 만에 59%까지 급격한 상승했다는 점에서 WHO는 그 원인을 정책 및 보건 의료 체계와 같은 새 시스템 도입에 있다고 봤다.
먼저 성과의 바탕이 된 요소로 보편적 의료 보장(UHC)과 연계된 노력을 지목했다.
한국은 1989년부터 시작된 의료보험 체계를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단일화해 보험자 체계를 통합, 이를 통해 전 국민의 건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단일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결국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 관리의 기초가 됐다는 것. 제도적 통합이 고혈압 환자들이 비용 부담 없이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탄탄한 토대가 됐다고 WHO는 분석했다.
거버넌스 강화와 정책적 개입도 성공 요인으로 제시됐다.
정부가 국민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도입하고, 정기적인 혈압 검진을 의무화해 조기 진단과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또한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복합제 처방을 권장하는 등 국가 가이드라인과 프로토콜 기반의 진료 체계를 채택하고 개인별 후속 관리와 혈압 조절 현황을 추적하고, 조절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한 점도 보고서에 명시됐다.
특히 지표의 변화를 매년 추적 관찰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한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시트'와 같은 연례 발행물도 성과를 투명하게 점검하는 도구로 평가받았다.
WHO는 한국의 사례를 통해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보편적 의료 보장 체계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단기간에 국민 건강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결론지었다.
실제로 이와같은 평가는 국내에서도 한 차례 언급된 바 있다.
2024년 OECD 국가 평균치와 비교한 국내의 고혈압 치료, 관리 등을 종합 평가한 연구(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오수현 연구원) 결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가장 낮았고, 조절률은 53%로 2위, 치료율은 71%로 공동 2위를 기록하는 등 A 학점에 달한다는 성적표가 나왔다.
OECD 평균 고혈압 유병률은 34%, 한국은 27%이고 이어 진단율은 각각 65%, 71%, 치료율은 54%, 71%, 조절률은 39%, 53%,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50%, 42%로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
연구 결과에 대해 당시 당뇨병학회 이해영 국제교류이사는 "우리나라의 고혈압 조절률은 굉장히 높아져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조절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며 "이 정도면 학회가 박수치고 해산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