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외과의사 김용진의 곤란한 비만 이야기 #2
[메디칼타임즈=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49세 여성 한 분이 외래를 찾았다. 체중 80kg, BMI 33kg/m², 특별한 병력도 없고 복용 중인 약도 없다. 매년 건강검진에서는 늘 같은 말이 반복됐다. "지방간이 있으니 체중을 줄이셔야 합니다."
출산 이후 10년,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고 했다. 식이요법, 운동, 각종 프로그램,하지만 반복되는 요요는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인 상처를 더 크게 남겼다. 이제는 체중을 줄이겠다는 '용기'조차 내기 어렵다고 했다. 이미 충분히 고민했고, 수술을 결심하고 온 상태였다.
수술 방법, 합병증, 장기 결과, 약물 치료까지 30분 넘게 설명했다. 질문에 답했고, 불안을 덜어드렸고, 동기부여도 충분했다. 그런데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다시 앉으며 조용히 물었다.
"그런데, 제가 수술하는 게 맞는 건가요?"
그 질문 앞에서 나 역시 쉽게 "맞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다.
건강보험은 적용된다. 그 말은, 수술의 이득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었다는 의미다. 비록 BMI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술이 합리적일 수 있다. 특히 2022년 국제 가이드라인은 비만대사수술 적응증을 BMI 30kg/m²까지 낮췄다. 이제 수술은 단순한 체중 감량 수단이 아니라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모순이 생긴다. 현재 체중 80kg, 지방간은 있지만 당장 건강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10%만 감량해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효과적인 약물도 있다. 그렇다면 굳이 수술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 환자는 이미 '숫자'의 문제를 넘어서 있었다. 반복되는 감량과 재증가, 체중이 아니라 자존감이 무너졌던 시간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공포가 되어버린 상태.
우리는 BMI와 동반질환이라는 기준으로 치료를 결정한다. 그것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환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질문 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 상태로 행복한가?"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가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비만수술 가이드라인의 BMI 기준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수술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치료의 한 축으로 더 명확해지고 있는 셈이다. 약물과 수술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약이 답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구조를 바꾸는 수술이 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있다.
결국은 삶의 질, 환자는 계획대로 위소매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결정은 결국 BMI 33이라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방간의 중증도도 아니었다. 돌고 돌아, 문제는 "삶의 질"이었다. 우리가 정한 기준과 통계는 방향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나 치료의 최종 목적은 질병 지표의 개선이 아니라, 환자가 더 편안하고, 더 자유롭고,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이 맞는 결정이었는가?
그 질문의 답은, 아마도 수술 후 환자가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