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AI 네비게이션, 의사 경험 부족 보완하는 핵심 도구"

발행날짜: 2026-03-20 12:03:55 수정: 2026-03-20 12:07:48
  • 휴톰 형우진 대표, 수술 정교함 높이는 인공지능 기술 소개
    홍콩 거점으로 글로벌 진출 "데이터 표준화+임상 지원 필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수술용 AI 내비게이션이 외과 수술 주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진의 경험적 불확실성을 데이터로 보완해 수술의 정교함을 높이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는 양상이다.

이에 이를 뒷받침할 규제 표준화와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이 향후 과제로 부각되는 모습니다.

20일 MEDICAL KOREA 2026에서 만난 휴톰 형우진 대표는 의료 AI의 발전 방향과 휴톰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형우진 대표는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로서 수술 현장을 지키는 임상의이자, 수술용 AI 내비게이션 전문 기업 휴톰을 이끌고 있다.

휴톰 형우진 대표는 MEDICAL KOREA 2026에서 인터뷰를 통해 수술 내비게이션 AI의 미래와 회사의 청사진을 전했다.

■불확실성 보완하는 AI 내비게이션 "최종 결정은 의사 몫"

우선 그는 의료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사와 AI 간의 판단 차이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과 책임은 인간 의사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AI는 어디까지나 의사의 판단을 돕는 도구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형 대표는 "결국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현재 AI를 이용한 모든 제품은 의사의 판단을 도와주고 더 잘하게 해주는 것이지 수술의 주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며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의료 현장에서 의사의 주도권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의사의 경험이 갖는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수만 번의 수술 경험을 가진 숙련의라고 할지라도 인체 내부의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용 AI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며 적합한 결정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위암 수술을 6700번 정도 집도했지만, 수술을 하면서 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고민할 때가 있다"며 "미리 정보를 알고 수술에 임하는 것과 감에 의존하는 것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익숙한 출근길에도 내비게이션을 켜는 이유는 단순히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라며 "수술용 AI 역시 단순히 하나의 정보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데이터를 통합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경험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거점으로 글로벌 공략…표준화·반출 규제 해소 관건

휴톰은 현재 FDA 허가와 홍콩 의료기기 인증 등을 발판 삼아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국가마다 상이한 의료 규제와 시스템을 극복하는 것이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 형 대표 홍콩 시장 진출을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한 게이트웨이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인증을 통해 중국 광동성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활용한 사례다. 또 휴톰은 말레이시아 대리점 계약과 미국 병원과의 구매 계약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국가 간 데이터 이동 및 병원별 상이한 데이터 표준은 기술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운영 방식의 보완이 절실하다는 제언이다.

그는 "데이터가 병원 밖으로 나오거나 국경을 넘는 부분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현재 진행되는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어떤 형태로든 데이터가 외부로 공유되게 돼 있다"며 "익명화된 CT 영상이나 환자 치료 정보는 동일하게 취급돼야 함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병원은 환자 데이터의 외부 반출은 엄격히 금지하면서도 환자 샘플은 병원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며 "샘플은 데이터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임에도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톰의 위·신장 수술 보조 솔루션 RUS NE(Kidney) 사진

■외과의 '화이트칼라'로 전환…임상 지원 위한 제도 보완 필요

형 대표는 향후 AI 수술 기술이 피지컬·에이전트 AI와 결합하며 일부 구간에서 자율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크루즈 기능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발전한 것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변화는 외과 의사의 업무 환경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육체적 노동 강도가 높은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AI와 로봇이 수행하는 수술 과정을 감독하고 돌발 상황을 해결하는 관리자 역할로 전환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과거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로 수술실에서 졸기도 했던 것과 달리, 로봇이나 기계는 지치지 않아 훨씬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며 "수술자 역시 장시간 수술에서 항상 몰입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계가 인간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과가 흔히 3D 업종으로 불리며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제는 외과 의사가 육체적인 일을 도맡는 블루칼라 워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수술 과정을 전체적으로 슈퍼바이즈하고 결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화이트칼라 워커로 역할이 전환돼야 하며, AI가 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휴톰의 AI 내비게이션 기술은 위암을 시작으로 신장암, 폐암, 간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임상 연구 결과 수술 시간 10% 단축, 합병증 감소, 출혈량 저감 등의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폐암 수술의 경우 절제 범위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져 환자의 폐 기능 보존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대규모 임상을 수행하는 데 따르는 재정적 부담이 여전히 문제다. 이에 형 대표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스폰서 주도 임상이라 할지라도 통상적인 진료 과정에 해당하는 비용은 보험 체계 내에서 흡수해줘야 한다는 것. 순수하게 신약이나 신의료기술과 관련된 비용만 회사가 부담하게 해 런웨이를 확보해 줘야 한다는 요구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표준화와 비용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형 대표는 "위암 수술 개발에 5년이 걸렸지만 이후 신장암 2.5년, 폐암 1.5년으로 개발 기간이 점차 단축되고 있다"며 "하나의 모듈을 구축한 이후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과정이 점차 수월해지고 있는 덕분이다. 향후 3~4년 내 10개 이상의 수술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수천억 원이 드는 대규모 임상 비용을 스타트업이 감당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상적인 진료 과정 중 발생하는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커버해야 한다"며 "회사는 신기술과 관련된 순수 비용만 부담하게 하는 등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의료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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