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다시 늘어난 걸까(3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발행날짜: 2026-03-24 08:33:10 수정: 2026-03-24 08:45:50
  •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메디칼타임즈=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비만수술 후 외래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요즘은 조금 더 먹히는 것 같습니다. 위가 다시 늘어난 건가요?" 옆에 앉아 계신 보호자도 덧붙인다. "이러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비만수술 후 위가 수술 전처럼 다시 늘어나는 일은 없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단순히 줄이는 수술이 아니라 세로로 길게 절제하여 구조적으로 확장되기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재수술 과정에서 확인해 보아도 위가 과거처럼 커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환자들이 느끼는 '식사량 증가'는 무엇일까.

수술 직후 약 120~150cc 정도였던 위의 용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400~500cc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전 위 용적이 약 2리터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를 '위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몸이 새로운 상태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

실제 문제는 위의 크기가 아니라 먹는 방식의 변화다. 수술 후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잘 넘어가는 음식을 선택하게 되고, 식사 횟수가 늘어나며, 소량씩 자주 먹는 습관을 갖게 된다. 특히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이른바 '그레이징(grazing)'이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하루 종일 조금씩 먹는 행동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식습관은 드문 일이 아니다. 임상에서는 약 60% 정도의 환자에서 관찰된다. 이 정도라면 이를 단순한 이상 행동으로 보기보다 체중 감소에 대한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우리 몸은 체중이 줄어들면 이를 위협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식욕이 증가하고, 식사 횟수가 늘어나며, 에너지를 최대한 보존하려 한다. 즉, 환자들이 경험하는 변화는 위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몸이 체중 감소에 저항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비만수술은 수술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다. 오히려 수술 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초기에는 단백질 중심 식사에 적응해야 하고, 3개월 이후에는 음식의 양과 속도를 조절해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는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정기적인 외래 방문과 식이 상담은 이러한 과정을 돕기 위한 치료의 일부다.

마무리하면, 수술 후 식사량이 늘어나는 것은 위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체중 감소에 적응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비만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만성적이고 재발이 쉬운 질환이다. 비만 수술은 끝이 아니라 치료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술 이후의 습관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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