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심전도 기업들, 제약사 날개 달고 글로벌 비상

발행날짜: 2026-03-31 05:32:00
  • 씨어스·메쥬·휴이노 발판 확보…2034년 659억 달러 시장 정조준
    미국 수가 확보 및 구독 모델 구축 관건…현지서 효용성 입증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씨어스·메쥬·휴이노 등 국내 AI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기업들이 국내 대형 제약사와 협업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그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씨어스·메쥬·휴이노가 각기 다른 강점과 전략으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으로 넘으려는 모습이다.

국내 AI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기업들이 국내 대형 제약사와 협업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그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원격 환자 모니터링(RPM) 시장은 만성 질환 증가 및 의료 디지털화 등으로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한 시장이다. 실제 시장 조사 및 전략 컨설팅 기업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4년 241억 달러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34년 시장 규모는 65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미국은 RPM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해 산업 표준을 제시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미 RPM에 대한 보험 수가 체계가 정착돼 있으며, 인건비 절감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높은 것도 호재다. 또 이 조사 결과에 하드웨어 패치 및 모니터링 기기만 포함된 것으로 고려하면, AI가 접목된 씨어스·메쥬·휴이노의 파이는 더욱 커진다.

현재 이 시장은 애보트, 메드트로닉, 덱스컴 등 글로벌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점유율의 70.1%를 차지하고 있는 독과점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씨어스·메쥬·휴이노 등 국내 기업들이 디바이스와 결합된 AI 분석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

최근 사명을 변경한 씨어스는 대웅제약의 영업망을 활용해 미국 병원 내 모니터링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핵심 기술인 씽크(thynC)는 입원 환자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씨어스는 단순히 심전도 패치를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병원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솔루션을 미국 대형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직접 연동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 의료 환경에서 간호 인력의 모니터링 업무를 AI가 보조해 비용 절감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2026년 하반기 내에 미국 내 보험 등재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플랫폼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메쥬는 동아S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실시간 이동형 원격 환자 모니터링(aRPM)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메쥬의 하이카디는 이미 미국 FDA 인증을 마쳐 즉각적인 시장 투입이 가능한 상태다. 또 이달 코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 자금 291억 원 중 163억 원을 해외사업 확대에 투자하는 등 재정적 기반을 갖췄다.

메쥬의 차별점은 하드웨어 안정성에 있다. 심정지 응급 상황에서 제세동기를 사용할 때 기기를 떼지 않아도 되는 쇼크 보호 기술을 탑재했다. 메쥬는 이 기술이 실시간 감시가 필수적인 미국 내 고위험군 환자 관리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미국 보험 수가 코드를 획득해 2027년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휴이노는 유한양행 미국 법인 유한USA와 협력해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유한USA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내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수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현지 최적화 사업 모델을 수립한다. 이미 FDA 승인을 획득한 웨어러블 심전계 '메모패치 M'을 통해 장기 연속 측정 시장 내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추진하는 서비스는 환자가 병원 밖이나 가정에서 패치를 착용하고 보낸 데이터를 AI 분석 솔루션으로 판독해 보고서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AI 알고리즘 메모케어와 임상 예측 솔루션 바이탈 피카소로, 부정맥 감지를 넘어 심정지나 저혈압 등 중증 질환의 악화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예방 의료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업계에선 현지 보험 수가 획득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보험청(CMS)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선 기기 성능뿐 아니라, 재입원율 감소 및 치료 비용 절감 등 효용성을 입증하는 실질적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대기업들의 독과점 상황에서 수익성을 내기 위해선, 보험 수가에 더해 구독 서비스(SaaS)가 얹어지는 형태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대형 제약사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의료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으려는 시도는 매우 영리한 전략"이라며 "결국 국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에 있다고 본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간호 업무를 보조하는 AI 분석 서비스는 병원 운영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미국 보험 수가 체계 안착은 기술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CMS는 혁신보단 기존 치료법 대비 얼마나 비용을 아낄 수 있는지를 더 냉정하게 따진다"며 "어떻게 이 난관을 넘어 보험 수가를 확보하고, 그 위에 AI 구독 모델을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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