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고혈압 신약 등장...주인공은 ASI계열 '박스펜디'

발행날짜: 2026-06-15 11:48:59 수정: 2026-06-15 16:54:39
  • FDA 품목 허가 획득…기존 약물 불응 환자 대상 치료제
    국내 학회도 '진료지침'에 선제적 포함, 처방 배경 뒷받침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등장한 혁신적인 기전의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어서며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의학계는 해당 신약의 글로벌 허가 시점에 맞춰 국내 도입 전임에도 불구하고 진료지침에 선제 반영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FDA로부터 고혈압 신약 '박스펜디'를 승인 받았다.

15일 제약업계 및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압 신약 '박스펜디(Baxfendy, 박스드로스타트)'가 미국 FDA로부터 공식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박스펜디는 기존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고혈압 환자(조절 불량 및 저항성 고혈압)를 대상으로, 타 항고혈압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승인됐다.

이번 허가의 핵심은 박스펜디가 계열 최초(First-in-class)의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Aldosterone Synthase Inhibitor, ASI)'라는 점이다. 체내에서 혈압을 높이고 심혈관 및 신장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의 생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혁신 기전을 가진다.

허가의 기반이 된 임상 3상 'BaxHTN' 연구는 이뇨제를 포함해 최소 2가지 이상의 기존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준 치료법을 유지하고 있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12주간 박스펜디를 투여한 결과, 2mg 투여군은 기저치 대비 수축기 혈압(SBP)을 15.7 mmHg 감소시켰으며, 위약 대조군 대비로도 9.8 mmHg를 유의미하게 감소(placebo-adjusted)시켜 통계적·임상적 유용성을 모두 입증했다.

임상시험의 총괄 책임자이자 런던대학교(UCL) 의학 과장인 브라이언 윌리엄스(Bryan Williams) 박사는 "우리는 고혈압 치료를 위해 박스펜디와 같은 혁신적인 약제를 수년간 기다려왔다"며 "지속성 고혈압의 근본 원인을 직접 겨냥하는 이 새로운 방식은 향후 임상 현장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의약품 사업부 총괄 부사장 루드 도버(Ruud Dobber) 역시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수많은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에게 꼭 필요했던 최초의 혁신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혁신성에 기반해 아스트라제네카 임원진 및 글로벌 투자 업계는 박스펜디가 향후 연간 최고 5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3년 2월 바이오텍 신코 파마(CinCor Pharma)를 약 13억 달러에 인수하며 이 물질을 확보한 바 있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는 박스펜디를 단순 고혈압 치료제에 대입하는 것을 넘어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만성 신장 질환(CKD), 심부전 예방 등 알도스테론 호르몬 변동과 밀접한 다양한 심신대사 질환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 의학계는 이러한 글로벌 허가 트렌드에 맞춰 최근 국내 가이드라인도 손 본 상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제64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진료지침 2026(개정 6판)'을 통해 박스펜디의 계열인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ASI)'를 새로운 약물치료 전략으로 공식 포함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측은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라며 "2000년 첫 번째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한 이후 지속해서 진료지침의 내용을 수정·보완해 왔으며, 이번 2026년 6차 개정 진료지침에서는 최근 발표된 다양한 임상연구와 의학적 근거를 반영해 진료 현장에 도움이 되는 최신 권고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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