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처럼 쓴 코로나 극복기…'K-방역' 경험 후대로

발행날짜: 2026-07-13 05:20:00
  • 전현직 공직자 40여명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 출간
    이기일 전 차관 "국민·의료진·공무원에 감사…생생한 경험 전달"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최전선에서 활동했던 전현직 공직자들이 쌓아온 경험과 기억을 기록한 책이 나왔다.

이를 통해 현장 공무원들과 의료진의 치열했던 에피소드와 갈등, 정책 결정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할 전망이다.

이기일 전 차관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직자들과 함께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를 출간했다.

이기일 전 보건복지부 제2차관(당시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 출간 비화와 당시 정책 결정 등에 대한 소회 등을 밝혔다.

우선 이기일 전 차관은 "코로나에 대해서 서로 알고 있는 내용도 또 기억도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있는 그대로 기록을 남기자는 의견이 모아져 발간을 준비하게 됐다"며 "다만 이미 부처에서 백서를 발간한 만큼, 우리는 '삼국사기' 같은 정사가 아닌 '삼국유사'처럼 이야기 중심, 에피소드 중심, 야사 중심으로 쓰기로 원칙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진석 교수와 함께 노홍인 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 실장 , 권준욱 전 국립보건연구원장으로 편집진을 꾸리고, 전현직 공직자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결국 코로나19 당시 현장에서 발로 뛴 전·현직 공직자 등 40명이 필진으로 참여해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을 모아, 이를 펼쳐내게 된 것이다.

이 전 차관은 "장·차관 등 직급을 떠나 모두가 함께 만든 기록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저자와 편집위원 이름을 모두 가나다순으로 배열했다"며 "500페이지가 넘는 원고를 모으고 시각을 조율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또한 제목의 경우 백신 접종을 시작할때부터 정해졌던 정부 슬로건인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를 기반으로 마련됐다.

이는 당시 문구를 기반으로 여러 논의를 거쳐 현 제목인 '코리아는 코로나와 어떻게 싸웠나'로 그간의 경험을 전달하게 된 것.

아울러 이 책의 발간은 단순히 당시의 경험을 기록하는 것이 아닌, 이를 통해 다음을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명률은 약 0.1%로,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이른바 K-방역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이나 백신 후유증이나 여러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께는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전체적인 수치와 결과를 놓고 보면 성공적인 대응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일 전 차관은 코로나19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임기응변(臨機應變)'을 꼽으며 책의 담긴 경험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는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다 초기 대처에 실패한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현장 상황에 맞춰 기존 지침에 없던 정책을 유연하게 창조해냈고, 그런 경험과 기록이 이 책에 담겨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전 차관은 꾸준한 환자 증가에 따라 새로운 대책으로 마련했던 '생활치료센터'의 명칭 정립 과정이나, 자가치료를 '재택치료'로 자리 잡게 한 결정 배경 등을 공유했다.

또한 하루 확진자가 60만 명에 육박하던 위기 상황에서 직접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등 제조공장을 밤낮으로 찾아가 물량을 확보하고, 현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일선 의료기관의 수가를 신속하게 마련했던 경험을 전달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시도했던 많은 정책과 시행착오, 또 국민, 의료진 등의 협력 등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극복 자체가 국민들과 의료진, 공무원 등이 힘을 합친 결과라는 평가다.

이기일 전 차관은 "우선 국민 여러분들이 코로나 방역을 묵묵히 견뎌주시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감내해 주셨다"며 "특히 소상공인들은 정말 큰 피해를 입으시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의료진으로 의사, 간호사, 병원 종사자, 중환자 병상에서 헌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마지막으로 보건소 직원들, 질병관리청 직원들, 그리고 국방부 관계자 등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줬고, 복지부 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가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그런 만큼 그간의 소중한 기록들이 이번 책을 통해 후대에 올바르게 전달되어, 향후 다가올 수 있는 또 다른 팬데믹 상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이 책은 단순히 코로나를 회고하는 책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감염병이나 팬데믹이 왔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책은 '코로나 대응의 삼국유사'를 목표로 만들어, 공식 기록인 백서와는 다른, 현장에서 직접 겪은 사람들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새로운 팬데믹은 다시 올 것인데 그때 이 책을 다시 펼쳐 보면서, "그때는 이렇게 대응했구나." "이런 방식도 가능했구나." 하는 한두 가지 통찰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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