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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줄이고 수술 용이하게…흉부암 바꾼 '면역항암제'

발행날짜: 2026-08-20 05:30:00
  • 연세암병원 홍민희·박병조 교수, '테빔브라' 임상 가치 공유
    외과-내과 경계 허문 '다학제 협진' 활용 치료 전략 화두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식도암과 폐암 등 흉부암 치료 영역에서 면역항암제의 도입과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발전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단일 진료과의 판단 아래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치료 초기 단계부터 외과와 종양내과 등 다학제 의료진이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 협진'이 치료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특히 식도암 영역에서 시작해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수술전후요법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 비원메디슨)'의 임상적 가치와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다학제 협진 체계의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왼쪽)와 심장혈관흉부외과 박병조 교수(오른쪽).

20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식도암센터 부센터장)와 심장혈관흉부외과 박병조 교수(폐암센터 부센터장)를 만나 흉부암 치료에서의 다학제 협진 현황과 테빔브라를 중심으로 한 최신 치료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방사선치료 부담 줄인 식도암… 면역항암제 중심 전환

식도암은 진단 당시 약 38%가 전이 상태에서 발견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한 암종이다.

최근 국내에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에 이어 테빔브라가 식도편평세포암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며 면역항암제 중심의 표준치료가 확립됐다.

홍민희 교수는 "식도암은 항암, 방사선, 수술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떤 순서로 시행할지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아주 초기를 제외하면 한 진료과가 독단적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없어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박병조 교수는 식도암 수술의 복잡성을 지적하며 수술 전 치료 전략의 변화를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수술 전 항암방사선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환자의 체력적 부담이 크고 조직 유착 등으로 수술 난이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며 "최근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요법이 발전하면서 방사선치료 없이 수술 전 항암치료만 진행한 후 수술에 들어가는 케이스가 늘었고, 이는 수술 자체를 수월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연세암병원 박병조 교수가 흉부암 치료에서의 면역항암제 역할과 수술 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흉부외과와 내과 간 관점 차이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도 다학제 논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흉부외과는 안전한 절제 가능 여부와 종양의 위치를 우선시하는 반면, 내과는 병기 기준의 치료 전략을 먼저 고려한다"며 "예를 들어 상부 식도암의 경우 절제 시 성대까지 제거해야 할 수 있는데, 초기 암이라도 기능적 손실과 삶의 질을 고려해 항암방사선이나 약물치료를 먼저 선택하는 등의 최적안을 다학제 회의를 통해 도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테빔브라의 도입은 식도암 치료 옵션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교수는 "테빔브라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1차 치료가 가능하도록 허가받은 유일한 면역항암제"라며 "PD-L1 저발현 환자군에서도 긍정적인 하위분석 결과를 보였고, 임상 연구(RATIONALE-306)에서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 약 17개월을 확인한 점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 역시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식도암 환자였으나 테빔브라 병용 치료 후 종양이 크게 줄어 수술을 진행했고, 현재 8개월 넘게 재발 없이 경과를 관찰 중인 사례가 있다"며 실제 현장 경험을 전했다.

폐암 수술전후요법 확대, 테빔브라 처방 선호 이유

면역항암제의 역할은 폐암 영역에서도 절제 가능한 2~3기 비소세포폐암의 수술전후 보조요법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홍민희 교수는 "3기 폐암은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통해 재발을 예방하고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임상 데이터들은 병리학적 반응뿐만 아니라 장기 생존 혜택까지 입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진료 현장에서도 더 확신을 갖고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전후요법에서 면역항암제 선택 기준에 대해 홍 교수는 화학항암요법과의 병용 조합 및 경제적 요소를 주요하게 꼽았다.

홍 교수는 "현재 폐암 수술전후요법은 비급여 상태여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 고려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편평상피세포암에서는 파클리탁셀 기반 치료의 성과가 좋은 편인데, 테빔브라는 파클리탁셀과의 병용이 가능하고 수술 전후 치료를 일관되게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실제 처방에서 선호된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 홍민희 교수가 흉부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도입의 임상적 가치와 다학제 협진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병조 교수는 수술전 치료가 외과적 수술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항암방사선치료에 비해 항암약물 치료만 진행한 경우 조직 상태가 양호해 수술 난이도와 합병증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며 "결과적으로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환자의 회복 및 퇴원이 빨라지는 등 전반적인 수술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교수는 향후 진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학제 협진의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로봇 기관지내시경 등 정밀 진단 기법이 도입되면서 수술을 통한 진단 대신 내시경 조직검사로 진단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진단 단계부터 다학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학제 협진의 원활한 운영과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 한계 극복이 과제로 남아있다.

홍 교수는 "신약의 속도에 비해 급여 적용이 더뎌 경제적 여건에 따라 치료 예후가 달라지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수술전후요법 등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에 대한 급여 확대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 교수 역시 "의료진의 시간적·인력적 한계 속에서도 다학제 협진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수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다학제 협진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 참여를 당부했다.

홍 교수와 박 교수는 "흉부암 치료법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한 진료과가 독단적으로 모든 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며 "여러 전문과가 모여 환자 개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찾는 다학제 진료를 믿고 치료에 임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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