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부터 AI 심사 적용…사전 대응 솔루션 눈길
산업계 "새 시장 기대"…개원가 "비용효과성 지켜봐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비 심사 업무에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처음으로 적용하면서 의료 AI 산업계와 개원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업계는 심사 기준 변화에 따른 삭감 방어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반면, 개원가에선 아직 관련 솔루션의 비용 대비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검증을 마친 무릎관절(퇴행성관절염) 분야를 시작으로 AI 판독 결과를 심사 업무에 본격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부터 딥러닝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의료영상을 자동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온 결과다. 담당자는 AI 판독 결과를 관련 심사자료와 함께 확인해 활용하며, 최종 판단은 사람이 수행하는 방식으로 AI가 심사를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이번 AI 도입으로 심평원의 심사가 한층 더 정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심사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더해 AI 판독 결과가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기존보다 세부적인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의료 AI 산업계에선 이 같은 심평원 행보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심평원이 AI를 심사에 도입하면서 삭감 방어를 위한 사전 검토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이 같은 기조가 향후 국내 기업에 새로운 상용화 사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AI를 활용해 청구 내역을 심사하는 환경에서, 향후 민간 솔루션이 삭감 방어 효과를 입증할 경우 해외 시장 공략 등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의료산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들이 진료 보조 목적으로만 AI를 바라봤다면 이젠 청구 수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기관이 의료 AI 도입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비용효과성인데 솔루션을 통한 삭감 방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개원가에선 아직까진 관련 솔루션 도입에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굳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솔루션을 구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기계적 수치 필터링으로 진료 자율성이 위축될 우려는 있지만, 의원급 수준에선 삭감되는 진료비 액수보다 AI 소프트웨어의 월 구독료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또 AI를 사용한다고 해도 최종 심사는 사람이 담당하는 만큼, 의사 역량만으로도 삭감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자의 실제 통증 양상과 의사의 종합적인 소견이 기계적 판독 수치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청구 건수와 삭감 규모가 큰 대형 척추·관절 전문병원이나 중대형 병원급을 중심으로 수요층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병원은 무릎관절염 등 특정 질환에 대한 일일 검사 건수가 방대해 일정 수준의 삭감이 발생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 월 구독료를 지불하더라도 AI를 통해 삭감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또 판독·청구 과정에서의 일관성을 높이는 동시에, 심사 청구 부서의 사전 검토 업무를 줄이는 등 행정 효율화를 목적으로도 AI 도입이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한 정형외과 의원 원장은 "최근 전자의무기록(EMR) 등에 삭감 방지 AI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 당분간 이걸 활용할 것 같다"며 "기계 판독 수치가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적 통증과 의사의 상세 소견서가 있다면 최종 심사에서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구 건수가 많은 병원이 아닌 이상 의원급에서 매월 고정 지출을 늘려가며 단독 솔루션을 구매할 유인은 아직 크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