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수가 현실화, 산부인과 생존의 문제"

장종원
발행날짜: 2004-10-06 11:36:49
  • 정성노 이사장, 김근태 장관에게 서한 보내

대한산부인과 학회 정성노(한양의대) 이사장이 산부인과 개원가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분만 수가 현실화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서한에서 “최근의 산부인과 개원의는 파탄 상태이며, 대학병원들은 분만실과 산전병동의 폐쇄를 고려하는 열악한 실정”이라며 “정부는 분만 수가 현실화를 통해 산부인과의 파탄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산부인과는 외래환자가 적을 뿐더러, 산전 관리료가 보험으로 전환돼 임산부 외래 진료에 따른 수익이 감소했고 최근 출산율 마저 저조되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정 이사장의 주장.

정 이사장은 “정상분만 한건당 14만4천원은 미국의 490만원, 일본의 385만원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어 왔다”면서 “이런 수가로는 대학병원에서 분만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7~8명의 월급을 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분만과정은 뜻밖의 위험 등으로 의료분쟁의 소지가 크다”면서 “이런 분쟁에서 정상분만 수가로는 도저히 보상금을 마련할 수 없어 진료 현장에서 분만을 더욱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터무니없는 저렴한 수가로 국민에게 양질의 분만환경을 제공해 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산부인과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 그 피해는 전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약국의 조제료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전국 개원약사는 일인당 조제료로 연평균 8500만원씩 지급받는다”며 “산부인과는 밤잠 설치며 100건을 분만해봐야 겨우 1000만원을 지급받는 것은 납득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이사장은 “산부인과는 폭발하기 직전의 상황”이라며 “대화와 합리적인 결론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결국 집단행동으로 곪아터져야 마지못해 대응책을 내놓는 정부의 구태는 단절돼야 한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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